학교바로세우기 운동본부 상임대표·(전)경남교육청 교육국장 김상권.

 최근에 경남교육청과 미하엘 라이펜 슈툴 주한 독일대사와 독일 현지 해외인턴십 실시', 그리고 "독일기업 한국지멘스와 경남교육청은 산업전문 인력양성을 위한 산학협력을 체결했다" 등의 언론보도를 보면, 경남교육청의 '보여주기 정책'이라 혹평하고 싶을 만큼 고민한 흔적없는 정책발표가 눈에 띈다.

 한국지멘스와의 협약서에는 ▲산·관·학 협력 직업교육, ▲성적 우수학생 인턴십 운영, ▲교사 및 학생 실습, ▲실무교육 지원 등이 포함돼 있다고 한다.

 이 사업이 선진외국의 산업기술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될 수 있다는 명분으로 학생들과 학부모들을 위로할 수는 있겠지만 "지방에서는 기업에서 필요한 인재를 단 한명도 구하지 못한다"는 최근 언론보도를 보면, "굳이 외국기업이어야 하는가?", "우리나라 대기업은 안되는가?"하는 의문과 아쉬움이 있다.

 외국기업과의 학습교류는 언어와 교육시스템 등 따져야 할 것이 하나 둘이 아니다. 따라서 교육감은 외국기업과의 협약서 보다는 국내기업이나 공기업과의 협약으로 전문계고 학생들이 취업에서 우대받을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

 아울러 20%선에도 미치지 못하는 우리나라 전문계고 진학률을 독일과 같이 40%선에 육박할 수 있도록 전문계고 경쟁력 향상에도 앞장서야 한다.

 필자는 독일 인턴십은 반드시 재검토 되어야 한다는 것을 주장하고자 한다.

 독일 인턴십은 경남교육청에서 오래 전부터 실시하고 있는 호주 인턴십과 비슷한 프로그램이다. 호주 인턴십은 최초 정책의 의도와는 달리 많은 문제점이 있다.

 학생들이 해외 인턴십을 하기 위해서는 현지 언어에 능통해야 한다. 그래야만 현지 교육기관에 입학도 가능하고 취업비자를 비롯한 장기체류 비자를 취득할 수 있다. 

 따라서 현지 언어해결은 해외 인턴십의 가장 중요한 선결과제이다.

 필자는 인턴십 현황을 확인하고자 호주를 방문했었다. 그 때에도 많은 학생들은 비자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비자연장을 위해 현지에서 아주 힘든 생활을 하고 있었다.

 인턴십 대상이 되는 학생들은 학교에서 성적이 상위그룹에 속하는 학생들이다. 그럼에도 일부 학생들은 현지어가 다소 부족해도 취업이 가능하고, 임금수준도 비교적 높은 블록공이나 서비스, 식당 등에 취업해 있었다.

 비자문제와 탈 전공문제, 인턴십의 원래 취지와는 거리가 있다. 필자는 이러한 문제들을 보완하여 추진하라고 담당부서에 당부했다. 당시 경남도의원들도 현지를 방문한 후 같은 지적을 해주었다.

 호주에서 사용하는 언어는 우리 학생들에게는 익숙한 영어이니 그나마 다행이다. 그런데 경남교육청에서는 학생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독일어를 해결해야만 가능한 독일 인턴십을 추진하겠다고 한다.

 즉흥적인 정책으로 학생들을 더 이상 희망에 들뜨게 해서는 안된다. 지금도 진행 중인 호주 인턴십이라도 철저한 계획으로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럼에도 독일 인턴십을 꼭 추진해야 한다면 완벽한 독일어 실력이 가능한 학생을 대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다.

 현지어를 해결하지 못한 학생들의 해외 인터십은 정말 안된다. 오히려 학생들에게 상처만 줄 수도 있다.

 [약력]

 ◇경남 진주시 출신

 ◇대아 중·고교, 경상대 체육교육과 학사, 경상대 교육대학원 체육교육 석사, 동아대학교 대학원 체육학과 박사과정 수료.

 ◇경상남도교육청 교육국 국장, 경상남도청소년지원재단 이사, 경상남도교육청 학교정책국 국장 역임.

 ◇교육부장관 표창, 대통령 표창, 황조근정훈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