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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형민의 음악칼럼] '빅 데이터 시대의 작곡 학습법'부산예술대학교 실용음악학부 창작전공 책임교수 한형민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1.09.19 08:55
 부산예술대학교 실용음악학부 창작전공 책임교수 한형민.

 우리는 무한콘텐츠와 빅 데이터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알고자 하는 것, 보고자 하는 것, 비슷하게 흉내내 보고자 하는 것과 같은 우리의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수단과 소스들은 차고 넘친다.

 물론 누구나 상황에 정확히 부합하는 정보를 잘 찾아낼 수 있는 건 아니겠지만, 현 시대 놀라운 서칭능력과 더불어 우리의 욕망을 정확히 저격해 주는 능력자들도 우리 주변에 꽤나 존재해 있다.

 근래의 작곡분야도 다르지 않다. 악기를 연주할 줄 몰라도 자동으로 원하는 분위기로 연주해 주는 AI 가상악기가 출시됐을 뿐만 아니라, 원하는 장르나 스타일에 어울리는 드럼 비트 또는 효과음 등의 소스들을 서칭하는 기능을 장착한 거대한 사운드 샘플 라이브러리 플랫폼들도 전 세계를 시장으로 성행 중이기도 하다.
 
 매우 간단한 기본코드의 구성음 조차 몰라도 세련된 사운드의 코드진행 악기연주를 나의 곡에 사용할 수 있으며, 그 사운드에 어울리는 드럼비트 Loop을 깔고 적재적소에 전체를 압도할 만한 효과음을 배치하면 "Good Job" 소리를 들을 수 있단 얘기다.

 물론 이 과정이 쉽다는 얘기는 아니다. 어울리는 음색하나 찾기 위해 2~3시간 그냥 흘러버리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 시간을 줄이는 것도 분명 재능임을 수 년간 음악창작 학도들을 지켜봐오며 내린 결론이기도 하다.

 과거에 피아노 앞에 앉아, 또는 기타를 들고 한음씩 쳐보며 오선지를 채워가던 방식과는 사뭇 다른 새로운 작곡 패러다임의 탄생으로 봐야할 것이다.

 물론 과거방식이 한물간 방식이란 뜻은 아니다. 원하는 감성이나 곡 스타일에 따라 모두 필요한 방식들이기 때문이다.
 
 편의상 '과거의 방식' vs '현재의 방식'이라 칭할 때, 현재의 방식으로만 몇날 며칠을 밤새워 곡 작업을 해 본 제자들의 대부분은 오래지 않아 과거의 방식에 대해서도 궁금해 하기 시작한다.

 직접 연주하는 손악기의 연주법에 관심이 가고, 무한반복으로만 알고 있던 짧은 코드진행에서 약간씩의 베리에이션이 필요함을 알게 되며, 코드와 멜로디의 관계적 원리를 탐구할 필요성도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 또한 발군의 서칭능력을 발휘해 유튜브 등에서 필요한 지식자료를 찾아낼 수도 있으나 단편적인 지식만으론 연결성을 이뤄내지 못함을 알고 개인레슨이나 전문 교육기관에 의존하게 되는 과정을 수 년간 지켜봐 왔다.

 여기서 화성학으로 대표되는 음악 기초이론을 언급하게 되는데, 작곡을 많이 해 본 학생일 수록 결국 그 중요성을 인지하고 뒤늦게 음악이론을 열심히 공부하는 케이스를 근래에는 꽤 많이 발견할 수 있었다.

 현 시대에서 무엇을 먼저해야만 한다기보다는 이론과 실전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론이 학문에만 그치기보다는 적용되는 실례를 풍부하게 경험할 수 있어야만 제대로 된 작곡학습법이라 할 수 있다.

 여기서 개인차가 발생할 수 있는데, 작곡 경험이 많은 학생들은 뒤늦게 받는 이론교육이라도 흡수속도가 빠르지만, 작곡이나 악기연주 경험이 부족한 학생들에겐 음악이론이 음악과는 무관한 수학공식 문제풀이에 불과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또는 화성학을 장기간 열심히 공부해서 웬만한 문제를 다 풀 순 있어도 실제상황, 즉 합주를 하거나 작곡을 해야 하는 경우, 상황에 적합한 이론을 적용하는 것 또한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이다.

 설사이론을 적용했다 하더라도 그 음악은 오히려 이론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한 구태의연한 형태일 가능성도 매우 크다.

 따라서 밸런스, 즉 이론과 실전의 균형은 매우 미묘하게 다뤄줘야 하는 부분이며 음악이라는 예술분야이기에 더 더욱 그런 것이다.

 오랜 세월 음악을 하신 선배들께 종종 이런 말씀을 들었다.

 "화성학은 공부하고 외워서 그대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일단 딱 한 번만 완벽하게 마스터 한 뒤에 깔끔하게 잊어버리면 되는 것이다"고.

 하지만 말이 쉽지 딱 한 번 완벽 마스터하기란 화성학 그 자체로는 절대 불가능한 일이다.

 화성학은 문법이다. 우리는 우리가 쓰고 있는 국어의 어순과 맞춤법 등을 거의 다 알고 있다. 물론 몇몇 헷갈리는 경우도 곧잘 있지만, 하지만 모든 순간 반드시 정확한 문법만을 구사하려 한다면 과연 우리의 일상생활은 행복할 수 있을까?.

 친한 친구와의 일상적 문자 메시지, 수줍고 애틋한 마음을 담은 연애편지, 멋진 비유와 함축성이 돋보이는 시 한 편, 이 모두가 문법을 정확히 지켜야만 탄생할 수 있는 것들은 아니다.

 문법을 알기에 문법을 어기는 즐거움도 아는 것이다. 음악이론도 마찬가지이다.

 우리의 언어생활은 태어나면서부터 끊임없이 학습 및 진화되어 왔으며, 적어도 음악학도들에겐 앞으로의 음악생활도 마찬가지여야 한다.

 음악학도들에게 말한다. "끊임없이 창작하세요!, 창작할 때 이론은 적당히 잊어도 됩니다. 하지만 이론을 마스터하지 않으면 본인의 수 많은 습작들도 거기서 거기에 멈춰 있을 것입니다"라고.

<필자약력>

◇성명=한형민.

◇약력=▲현 부산예술대학교 실용음악학부 창작전공 책임교수.

◇담당과목=▲컴퓨터음악, ▲믹싱마스터링 테크닉, ▲전공실기(작곡, 미디, 싱어송라이터 등)

◇경력=▲12회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수상, ▲크로스오버 아티스트 '휘진' 정규앨범 Face 전곡 편곡 (헉스뮤직 Ent.), ▲슈퍼주니어 스페셜앨범 "첫눈에 반했습니다" 건반세션 참여(SM Ent.), ▲부산시 뉴미디어 콘텐츠 공모전 우수상 수상(부산찬가 리메이크), ▲하눌타리 EP앨범 '마트가는날' 전곡 편곡 및 프로듀스, ▲'마가린트리오' 앨범 전곡 작사, 작곡, 편곡 프로듀스, ▲'한필' 앨범 전곡 작사, 작곡, 가창, 편곡 프로듀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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