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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65)] '어제까지의 세계'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1.09.30 22:53
 재레드 다이아몬드 저자의 '어제까지의 세계'.(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은 '총,균,쇠'로 인류문명에 대해 날카롭게 분석하여 퓰리처상을 수상했던 세계적인 석학 재레드 다이아몬드(1937~)교수의 새로운 저서를 한 번 본다.

 앞서 '총,균,쇠'를 정리해 말씀드린 적이 있었다. 그는 더 나은 미래, 더 행복한 삶의 방식을 찾아서 어제의 세계로 향한다.

 남태평양 뉴기니부터 캘리포니아 실리콘밸리까지..

 저자는 우리사회의 위기를 해결할 열쇠가 전통사회에 있다고 말한다. 이번에는 방대한 그의 책 내용 중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한 번 해본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현대세계에서 지금도 사용되거나 얼마 전까지 사용된 것으로 알려진 언어의 수는 대략 7,000개이다. 우리가 기껏해야 이름만 아는 언어도 수 십개에 불과하고, 그 대부분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다.

 대부분의 언어가 문자도 없이 소수에 의해서만 사용되기 때문이다.

 예컨대 유럽 쪽에 존재하는 토착언어는 100개가 되지 않지만, 아프리카 대륙과 인도대륙에는 각각 1,000개가 넘는 토착언어가 있다.

 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비누아트에도 110개의 언어가 있다. 세계에서 언어의 다양성이 가장 높은 곳은 뉴기니 섬이다.

 텍사스 주보다 약간 넓은 지역에 약 1,000개의 언어와 아직 알려지지 않은 상당수의 언어, 그 것도 어족마저 다른 언어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다.

 7,000개의 언어 중에서 '빅 나인'을 사용하는 사람이 세계인구의 3분의 1이넘는다. 빅 나인은 각각 1억명 이상이 사용하는 주요 언어들이다.

 물론 가장 많은 사람이 사용하는 언어는 만다린, 즉 7억명 이상의 중국인이 사용하는 표준 중국어이다. 

 그 다음으로는 스페인어, 영어, 아랍어, 힌디어, 벵골어, 포르투갈어, 러시아어, 일본어가 차례로 뒤를 잇는다.

 세계언어의 절반은 사용자가 수 천명도 되지 않고, 사용자가 60명에서 200명에 불과한 언어도 많다.

 언어와 방언의 경계는 임의적이지만 70퍼센트를 상호이해 가능성으로 잡는다. 하지만 언어집단들 간의 상호이해가 비대칭적인 경우도 많다.

 즉 A는 B의 말을 대부분 알아듣지만, B는 A의 말을 제대로 알아듣지 못하는 경우이다. 예를 들면,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친구들은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친구들의 말을 거의 알아듣지만, 스페인어를 사용하는 친구들은 포르투갈어를 사용하는 친구들의 말을 거의 알아듣지 못한다.

 언어와 방언의 구분은 국가적, 정치적, 민족적 차이로 나뉘는 경우도 많다.

 북독일 친구들은 바이에른 시골지역 사람들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북이탈리아 친구들은 시칠리아에서 길을 잃을 정도이다.

 하지만 중앙정부에서는 상호 이해가능성을 무시하고 방언으로 분류한다. 스페인어와 이탈리아어는 별개의 언어로 규정하지만 실제 서로가 상대의 말을 대부분 알아듣고, 약간만 공부하면 이해하는데 별 문제가 없다.

 동일한 언어집단에서 파생된 두 언어집단이 지리적으로 떨어져 수세기 동안 독자적으로 변하면, 두 언어집단은 서로 알아듣기 힘든 방언을 만들어 낸다.

 2,000년 동안 분화되면 서로 알아듣기 힘들 정도가 되지만, 언어학자 눈에는 여전히 관련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다.

 예컨대, 프랑스어와 스페인어와 루마니아어는 라틴어에서 파생됐고, 영어와 독일어와 그 밖의 게르만어들은 원시 게르만어에서 파생됐다.

 하지만 1만년이 지나면 그 차이가 너무 현격해서, 대부분의 언어학자가 그 언어들에서 눈에 띄는 관련성을 찾을 수 없어 별개의 어족에서 속하는 것이라 판단할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서 인간집단은 독자적으로 다른 단어와 다른 발음을 만들어내기 때문에 언어의 차이는 심화되기 마련이다.

 언어는 또한 당신이 속한 집단의 정체성을 상대에게 지체없이 알려주는 증명서 역할을 한다. 과거로부터, 같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당신을 도울 것이고, 다른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은 잠재적으로 위험한 이방인으로 여겨지기 마련이다.

 친구와 이방인의 구분은 과거에 종종 삶과 죽음을 결정하는 문제이기도 하였다. 언어 다양성과 관련된 생태적 요인은 위도, 기후변화, 생물학적 생산성, 지역별 생태학적 다양성이 주로 언급된다.

 첫째, 적도에서 극지로 갈수록 언어 다양성은 감소한다. 즉 열대지역에 언어가 더 많다.

 둘째, 동일한 위도에서는 기후변화가 심한 지역일수록 다양성이 적다. 즉, 연중내내 축축한 열대우림에서 언어 다양성이 높다.

 셋째, 생산성이 높은 환경일수록 언어 다양성은 증가한다. 따라서 사막지역보다 열대 우림이 언어 다양성이 더 높다.

 끝으로, 생태적으로 다양한 지역일수록 언어 다양성은 증가한다. 특히 평평한 지역보다 험준한 산악지형에서 언어 다양성은 증가한다.

 역사적으로 언어는 '언어압살(Language steamroller)'에 의해 많은 수가 사라져왔다. 인구수, 식량, 기술 등에서 유리한 집단이 이웃한 집단을 침략해서 그 지역에 자신의 언어를 강요하며 그 곳의 토착언어를 대체하거나, 그 곳 사람들을 몰아내었다.

 유럽국가들이 남북 아메리카를 침략해서 원주민 언어들을 대체하고, 영국이 오스트레일리아를 정복해서 원주민 언어들을 대체하고, 러시아가 우랄산맥을 넘어 시베리아 토속언어들을 대체한 사례들은 비교적 최근 예이다.

 과거문헌에서도 로마제국이 지중해 지역과 서유럽까지 진출하면서 에트루리아어, 대륙 켈트어 등 많은 언어를 이 땅에서 영원히 지워버렸다.

 더 이전에는 문자를 사용되기 전에 농경인이 수렵채집인의 땅을 점령해 그 곳의 언어를 압살한 적도 있었다.

 지금은 언어학자들이 언어의 소멸률을 진지하게 추정하며, 소수집단 언어를 보존할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지금의 소멸률이 지속되면 2100년 쯤에는 현재 세계에 존재하는 언어의 대부분이 완전히 소멸되거나 노인만이 사용하여 후세에 전해지지 않는 언어가 될 것이다.

 과거에도 언어가 소멸됐다는 증거가 있지만, 현재의 소멸상황은 그 속도가 엄청나게 빠르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각하다.

 세계화가 진행되고 국가정부가 세계전역으로 확대되며 동질화를 종용하기 때문이다.

 언어는 어떻게 소멸되는 것일까?

 첫 번째는 해당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을 모두 죽이는 것이다. 백인들은 캘리포니아에 마지막까지 살아있던 원주민을 멸절시켰다.

 두 번째는 해당언어 사용자들을 죽이지는 않지만 그 언어의 사용을 금하고, 사용하다가 발각되면 벌주는 방법이다.

 1897년 오키나와를 합병한 후 일본정부는 '한 나라', '한 국민', '한 언어'라는 정책을 도입했다. 10여 개가 달하던 오키나와 원주민 언어의 사용을 금한 것이다. 

 게다가 일본은 1910년 한국을 합병했을 때도 한국어 교육을 금지하고 일본어를 강요했다.

 그렇다면 언어의 소멸이 정말로 나쁜 것인가?

 영국 BBC에서 사라지는 언어의 가치를 옹호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방영한 후 시청자 게시판에는 이를 비판하는 글들이 많이 올라왔다.

 즉, 언어의 목적은 의사소통에 있는데 누구도 그 언어를 말하지 않는다면 없어지는 것이 당연하다는 의견이 많았다.

 하지만 의사소통이 된다고 해서 분쟁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2차 세계대선 이후 아프리카에서 벌어진 최악의 대량 학살은 1994년 르완다에서 있었다. 같은 말을 쓰던 종족끼리 100만 명이 죽었다.

 캄보디아에서도 독재자 폴 포트의 명령을 받아 같은 크메르어를 사용하는 200만명이 학살되었다.

 러시아에서는 스탈린 치하에서 수 천만명을 정치적 의견이 다르다는 이유로 러시아어를 사용하는 국민들을 학살되었다.

 이제 결론은 내려졌다. 소수언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이 또 하나의 언어를 배워야 한다는 부담을 제외하면 언어를 보존한다고 해로울 것도 성가신 것도 없다.

 둘 이상의 언어를 사용하면, 이중언어 사용자가 되어 인지적 이점을 갖기도 하고 이중언어 사용이 알츠하이머병의 증상을 억제한다는 연구도 있다. 

 또한 언어는 인간이 창조해낸 가장 복잡한 작품이어서, 언어마다 소리와 구조가 다르고 사고의 패턴이 다르다.

 문학과 문화 및 많은 지식이 언어로 표현된다. 언어를 상실하면 그 언어로 표현된 문학과 문화와 지식도 대부분 상실된다.

 우리가 소수의 언어를 보존하는 것은 소수집단을 위하는 것이기도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우리 자신을 위한 것이기 때문이다. 

 언어 다양성이 사라진 메마르고 무기력한 세계보다 풍요롭고 활기찬 세계를 우리 다음세대에게 전해주는 게 더 낫지 않겠는가.

 [마치며]

 오늘은 재레드 다이아몬드교수의 책을 한 번 보았다. 그의 책은 스케일이 크다. 오늘날 세계의 문제들인 국가분쟁, 종교갈등, 인구 고령화, 다언어 소멸, 질병 등에 대해서 인류의 문명시작부터 현대까지 아우르며 그 흐름을 파악하고 문제해결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통사회를 연구하기 위해 남태평양 뉴기니를 비롯하여 오스트레일리아, 아프리카, 남북아메리카를 다녔으며 이 세계가 직면한 위기의 해법을 전통사회에서 찾고 있다.

 오늘은 그 내용 중 언어에 대한 이야기를 하였다. 현재 알려진 언어만 7,000개가 넘고, 이미 사라진 언어를 합치면 훨씬 더 많을 것이다.

 조그만 나라인 한반도에서도 북한사람과 제주도 사람이 토속방언으로 대화한다면 소통이 어려우리라 생각이 든다.

 하물며 중국이나 인도 같은 나라는 훨씬 더 할 것이다.

 같은 언어도 지역적으로 격리된 채 세월이 지나면 전혀 소통이 되지 않을 것이고, 같은 지역에 살아도 1950년대의 한국어와 현재의 한국어는 많은 차이가 날 것이다.

 저자는 소통이 중심이 되는 단일 언어화보다는, 소수언어에 내재되어 내려오는 전통문화의 소중함이 더 크다고 이야기한다.

 언어란 사회집단 구성원들 사이의 약속이다. 따라서 얼마든지 새로운 언어가 출현할 수 있고 또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를 하지만 글로벌화된 세계에서는 빠른 속도로 언어가 통일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저자의 말처럼, 다양한 문화가 포함되어 전승되어 오는 소수언어들을 보존하여야 할 것이고,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방언들도 버려야할 가치없는 사투리가 아니라, 우리 문화가 녹아서 내려오는 보고라는 생각을 가지고 아끼고 연구계승에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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