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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74)]'당시(唐詩)-<김원중>'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1.11.01 07:40
 김원중 저자의 '당시'.(사진제공=해헌 강일송)

 '달빛 아래 홀로 술을 마시며'

                이  백(701-762)

꽃밭 한가운데 술 항아리

함께 할 사람 없어 혼자 기울이네

술잔 들어 밝은 달 청하니


그림자 더불어 셋이 되었구나

저 달은 본시 마실 줄 몰라

한낱 그림자만 나를 따르네

그런대로 달과 그림자 데리고

모처럼 봄밤을 즐겨보리라

내가 노래하면 달은 나를 맴돌고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따라 너울

깨어 있을 때는 함께 어울리다가

취한 뒤에는 제각기 흩어지겠지

아무렴 우리끼리 이 우정 길이 맺어

이 다음 은하 저쪽에서 다시 만나세

 오늘은 두보와 함께 중국 최고의 고전시인으로 불리우는 이백(701-762)의 당시(唐詩) 한 편을 살펴본다.

 두보의 '곡강이수'에서는 "꽃잎 한 점 질 때마다 봄날이 줄어들거늘"이라는 구절이 있는데 늘 맘속에서 맴도는 구절이다.

 오늘의 시는 그와 쌍벽을 이루는 이백의 시 중 하나이다.

 원래 술을 잘 마시지도 즐기지도 않는 성격이지만, 이 시를 보면 때론 이백의 흥취에 한번 따라 빠져보면 어떨까 생각이들 정도이다.

 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꽃밭에 달은 휘영청 밝게 떠 있다.

 꽃밭 한가운데 술 항아리까지 있지만 마실 친구가 없다.

 자 이제, 그는 달과 그림자를 데리고 3명이 친구삼아 놀기 시작한다. 내가 노래하면 달은 하늘에서 나를 맴돌고, 내가 춤추니 그림자는 따라 춤을 춘다.

 나와 자연의 경계가 없어지고 나를 잊는 몰아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얼마나 친구들이 좋은지 이 다음 세상, 다음 은하에서 조차 우정을 맺자한다.

 시인 고두헌은 운현궁 맞은편 한옥 레스토랑인 '민가다헌'에서 혼자 '당시선(唐詩選)' 한 권을 들고 봄밤의 사치를 한 이야기를 한다.

 그는 모처럼 여유가 나서 시집하나 들고 '민가다헌'에서 홀로 와인 한병 주문해 와인 한 모금에 시 한편 읽기를 반복했는데, 이 때 이백의 이 시를 보고 1,300년전 이 시선(詩仙)과 하나가 되었고 "가끔씩 혼자 술을 마실 일이다. 시가 있고, 달빛이 있고 그림자가 있으니 얼마나 풍요로운가, 세상일에 치여 여유를 잃은 사람에게 이 순간이야말로 은하 저쪽에서 다시 만날 시공의 근본을 깨워주는 꽃밭인 것이다"라고 읊는다.

 이백의 시와 고두헌 시인의 글이 번갈아 맘을 동하게 하여 민가다헌을 찾아 갔었지만 낮에 간 터라 분위기를 찾을 수는 없었다.

 다음에 한 번 기회를 더 가지려 하고 있다. 항상 바쁘게, 여유없이 사는 현대인의 삶에서 대취하여 정신을 놓는 음주문화보다는 와인 한잔에 시 한수 읊조릴 수 있는 마음의 여유와 봄밤의 사치가 우리에게 한번쯤은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해 보는 하루이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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