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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96)]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2.01.16 22:40
 진중권 저자의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도 지난번에 이어 진중권 교수의 이야기다. 그의 저서인 '한국인 우리는 누구인가' 중에서 '한국적 인간, 호모 코레아니쿠스'에 대해 살펴본다.

 우리들 자신, 즉 '한국인이란 누구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내용을 다루고 있다.

 역사, 정치, 사회, 종교 등의 다각적 시각으로 본 한국인의 정체성에 대해 여러학자들이 주제를 정해 책을 썼지만 진중권 교수의 글은 매우 흥미롭다.

 앞서 밝혔듯이 저자는 서울대에서 미학학사 및 석사를 받은 후 독일의 베를린 자유대학에서 미학과 언어철학을 공부했다.

 지금부터 그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한국인이란 무엇인가", 사실 이 질문 굉장히 어렵다. 보통 한국인에게 대해 이야기하다 보면 크게 두 가지 문제에 부딪친다.

 하나는 '자화자찬'이고 또 하나는 '자기비하'이다. 먼저 한국인은 우리의 우수성에 대해서 스스로 설파하기를 좋아한다.

 집단적, 민족적 나르시시즘이 강하다고 말할 수 있다. 반면, 선진국들과 스스로를 비교하다 보면 한국이 답답해 보일 때가 많고 이 때 자기비하적 담론으로 흘러가게 된다.

 서구인들은 제3세계 사람들은 같은 인간이기보다는 미개하고 원시적인 동물로 인식한 경우가 많다.

 우리와 함께 서구인들로부터 야만인 취급을 받은 일본인들은 굉장히 열등의식을 갖게 된 후, 이를 보상받기 위해 폭력적으로 급속하게 근대화와 산업화를 이루게 되고, 자신들 또한 서구인들 입장이 되어 그 것을 조선인들에게 투사했다.

 일제 강점기 시절 일본인이 바라본 조선인의 모습은 어땠을까요?.

 1910년대 이미 서구의 산업화를 마친 일본과 달리 당시 조선은 농경사회에 머물러 있었다. 그들 눈에는 더럽거나 게으른 존재로 비춰졌다.

 아직 농경사회에 머물러 있던 조선인들을 근대화하기 위해 갖춰야 할 두 가지 조건이 있었다. 하나는 '위생관념'이고 더 중요한 또 하나는 '시간관념'이다.

 농경사회에서 시간관념은 자연과 더불어 흘러가는 것이다. 인간이 서두른다고 해서 파종시기나 수확시기를 앞당길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하지만 산업사회에서는 인간이 움직이는 시간에 따라 생산물의 양이 늘어난다. 즉, 농경사회는 자연적 속도에 맞춰져 있고, 산업사회는 인공적 속도에 맞춰져 있다. 

 일본의 공장에 취직한 조선인 노동자는 제때 출근하지 않았다. 시간관념이 없다 보니 해가 뜨면 그제서야 출근을 했다.

 밭에 김을 매러 나가듯. 하지만 지각을 하면 임금의 절반을 깎겠다는 규칙을 만들자 정시에 출근하기 시작한다.

 이렇게 신체를 인공적으로 뜯어 맞추는 것을 생체공학이라고 한다. 산업화 사회에는 산업화에 맞는 신체를 가져야 하고, 자본주의가 작동하려면 인간의 신체를 강제로 개조해야 한다.

 우리나라에 본격적으로 산업화가 시작된 것은 한국전쟁 이후로 볼 수 있다. 박정희는 자본주의적 근대화를, 김일성은 사회주의적 근대화를 진행했다.

 1950~1960년대 들어 남·북한은 본격적인 경쟁을 하는데 이때 양쪽 다 모두 산업화 사회로 진입하면서 농경적 신체가 산업적 신체로 변화한다.

 후발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산업화가 민간의 영역에서 일어나기 보다 상당히 군사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남북 다 1960년대에 기계적 신체를 가진 유일한 집단은 군인 밖에 없었다. 

 기계와 접촉한 유일한 경험을 갖고 있고 군대는 사회에서 가장 앞선 사회였다. 남·북한 모두 산업화에 군사문화를 적극 활용하게 된다.

 초등학교에 들어가면 가장 먼저 군대식으로 "앞으로 나란히"를 하고 줄을 선다. 북한이 매스게임에 강한 이유도 정보화 사회의 진입에 실패하고 과잉으로 기계화된 신체만 남았기 때문이다.

 한국의 산업화는 자본주의적 방법이 아니었다. 자본주의적 산업화는 철저히 시장주도로 이루어지는데, 그 것은 어느 정도 자본주의가 진행되어야 가능하다.

 남한의 자본주의 산업화는 일본의 차관도입, 베트남 참전, 서독 광부파견 등 국가 주도방식으로 진행이 된다.

 진정한 의미의 근대화는 경제적 근대화와 더불어 정치적 근대화가 동시에 이루어져야 하는데, 정치적 근대화는 실패하고 반쪽짜리 근대화를 이룬다.

 남북한 모두 지배계층이 자신들의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실제로 정치적 근대화를 보류한 셈이다.

 1980년대 전두환 정권이 들어섰는데, 굉장히 폭압적인 동시에 통금시간 해제나 대학 내 자율화를 시행한 독특한 정권이었다. 

 그리고 이 때 국가주도 경제가 무너지고 시장주도 경제체제로 변화를 한다. 1990년대 이후에는 권력이 시장으로 넘어간다. 

 국가와 달리 시장은 저항할 수 있는 존재가 아니다. 기업에 대한 저항은 곧 실직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그 다음 한국은 정보화 사회로 넘어간다. 노동인구의 절반이상이 정보분야에 종사하는 것을 말한다. 예전에는 신체가 힘들었다면 이제는 마음이 힘든 시대, 즉 감정노동의 시대가 된 것이다.

 산업사회에서 정보화 사회로 넘어간다는 것은 선진국 경제로의 전환을 의미한다. 그런데 선진국의 특징은 경제성장률이 하향곡선을 그린다는 점이며, 실제로 선진국의 경제성장률은 1~2% 안팎이다.

 고도성장에서 저성장으로 바뀌는 것이다.

 현 정권이 주장하고 있는 것은 창조경제이다. 창조경제를 위해서는 아래에서 위로 창의력을 끌어올려주는 구조의 시스템이 구축이 되어야 하는데, 정부에서 지원해줄테니 대학에서 스티브 잡스형 인간을 만들어 보라는 형식이 지금의 형식이다.

 안타깝게도 창조경제를 표방하면서 산업화 시대의 방식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는 것이다.

 선진국의 문턱에 진입하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변화는 자율적인 시민사회를 통한 경제발전의 지향이며, 자율적인 창조경제를 위한 사회적 시스템을 구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인의 정서구조에 대해 정리해 본다면 '(1)국가주의', '(2)시장 만능주의', '(3)위계질서', '(4)과잉감정' 등으로 볼 수 있다.

 이제 우리에게 남은 과제는 우리가 세계적으로 디지털 시대의 선구자적 역할을 해온 것처럼, 그런 잠재력을 되살릴 수 있는 사회적 구조와 인성적 구조를 구축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마치며]

 오늘은 우리 스스로가 누구인지 질문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여러방면의 학자들이 답을 하는 식으로 구성된 책이었는데, 진중권 교수의 글이 선명하게 들리고 있다.

 우리가 우리 스스로 한국인을 판단할 때, '자화자찬'과 '자기비하'의 둘로 나뉜다는 저자의 말은 명료하다.

 그리고 우리는 지나칠 정도로 주변의 평에 민감하다. 예를 들어, 이대호가 홈런을 2개 친 날엔 어김없이 인기검색어에 "이대호 홈런 일본반응"이라는 이런 내용이 올라온다.

 우리 스스로 대견하게 생각하고 칭찬하면 되는데, 굳이 다른 나라 그 것도 일본의 반응을 봐야 속이 풀린다.

 서구인의 입장에서 제3세계의 사람들을 보는 시각에 대한 글도 분명하다. 산업화가 안된 우리의 자연에 입각한 시간관념이 인공적 시간에 맞춰진 산업화 사회의 시각으로 보면 미개하게 느껴졌다 한다.

 남·북한의 산업화 경쟁에서 군대문화가 주도를 하게 된 배경에 대한 설명도 무릎을 치게 한다.

 국가주도의 산업화, 근대화에서 군대문화의 인간형이 가장 적합하였다 싶다. 그러고 보면 박정희 대통령, 박태준 포철회장 등이 보여준 리더십은 전형적인 군대적 리더십이다.

 "안되면 되게 하라", "무대뽀 정신" 등이 우리사회를 이끌었던 정신문화임에는 틀림없다. 합리적이고 이성적인 사고로는 이렇게 빠른 근대화와 경제발전을 이루기 힘들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이제는 시대가 바뀌었고, 우리사회가 선진국형의 성숙한 사회가 되었기에 그러한 정신문화가 바뀌어야 할 때가 되었다.

 상부에서 하부로 명령하듯 내려오는 전달문화가 아니라 하부에서 상부로 소통이 되는 문화, 자율과 공감, 배려와 소통이 중심이 되는 문화가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사회가 된 것이다.

 모든 것은 시간이 필요하고, 때가 무르익어야 변화가 된다. 이제는 '빨리빨리'의 문화가 아닌, 여유를 가지고 기다리고 멀리 보면서 함께 가는 문화가 우리 사회에 필요하리라 생각을 하면서 글을 마무리 한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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