형선우 시민단체 양산희망연대 디지털소통담당

 시민들이 뽑은 정치 지도자들은 모름지기 시민들이 직접선거에 의해 꾸려진 의회에 출석, 정책을 제시한 뒤 폭 넓은 의견을 듣고 이를 곧바로 실천해야 한다.

 기원전 4세기 그리스 철학자 아리스토텔레스가 설파했던 공화정의 원형은 21세기인데도 이처럼 현실적이고 명쾌하다.

 지금으로부터 무려 2400년 전이었는데도 민주주의의 근간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시간과 공간 등을 훌쩍 뛰어 넘는다.

 그로부터 1100년이 흐른 뒤 이탈리아의 한 정치학자가 이에 대해 이처럼 조목조목 반박한다.

 "공화정이든, 군주제이든 모든 형태의 최고 정치권력 조직체를 중립적으로 포괄하기 위해서는 마땅히 국가가 구성돼야 하고, 국가가 시민들을 통치하기 위해서는 힘을 갖춰야 한다".

 마키아벨리의 그 유명한 '군주론'이다. 그는 국가가 시민들을 통치하기 위해 필요한 힘은 모든 정치 지도자가 가져야 하는 자격이자 덕목이라고 주창했다.

 그는 그 힘이 행사되는 정치체제를 군주국가로 한정했지만, 당시 르네상스시대를 통과한 유럽에서는 이미 공화국이 발효되고 있었다.

 상당수 정치학자들은 마키아벨리가 군주국에 대해 저술했지만, 당시로선 공화국도 군주국 못지않은 많은 힘을 갖출 것으로 예상되고 있었다.

 그 힘의 원천을 정치학자들은 '카리스마(Charisma)'라는 어휘로 설명했다.

 흔히 '신의 은총'이란 뜻의 그리스어에서 유래된 이 단어는 사람을 끌어당기는 특별한 능력이나 자질을 뜻한다.

 독일 사회학자 막스 베버는 카리스마에 대해 "사람들이 초자연적인, 초인간적인 또는 이와 비슷한 비상한 힘과 능력 등을 갖췄다고 믿음으로써 생긴다"고 말했다.

 베버는 정당한 권력의 세 가지 유형으로 군주 또는 부족장 같은 전통적 권력, 민중의 지도자와 같은 카리스마적 권력, 법률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 부여받은 합법적 권력 등을 들었다.

 그는 카리스마 지도자에 대해 "개인적인 모범의 힘에 의해 규범체제를 정당화시킬 수 있는 영웅"이라고 설명했다.

 '군주론'은 이처럼 어떠한 관념적 이상보다도 실질적인 진리를 이끌어 내는 게 더 중요하게 여겨지는 근대정치 철학에 관한 선구자 격의 저서다.

 당대에 지배적이었던 가톨릭과 더불어 스콜라주의(기독교 신앙을 체계적으로 정리하고 이를 이성을 통해 입증하고 이해하려 했던 중세의 철학체계)와의  직접적인 갈등 속에서 '군주론'은 정치와 윤리를 바라보는 새로운 시각이었다. 

 하지만, 현대에 들어와 많은 정치학자들은 마키아벨리의 '군주론'에 대해 평가절하거나 때로는 폄훼(貶毁)하는 등 곱지 않은 시각을 보내고 있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비도덕적 수단의 사용을 정당화할 수 있는 군주의 목적에 대한 수용이 곧 '군주론'의 궁극적인 취지라고 잘못 알려져 왔기 때문이다.

 역설적으로 마키아벨리는 당시는 분명 군주제가 우세했지만, 심적으로는 앞으로 도래할 자유로운 공화국을 기대했다고 판단된다.

 일부 논평가들은 그가 지도자의 부도덕하고 죄악이 되는 행위를 합리화한 '군주론'을 주창한 저변에는 이탈리아의 끊임없는 정치적인 분쟁과 불안정한 정국이 계속 이어지던 혼란의 시대에 살았기 때문이라고 옹호한다.

 그는 정치지도자가 되려면 저절로 영예와 명예를 목표로 삼는다는 점을 당연시했다. 그는 이러한 목표를 지도자의 '역량'과 '사려분별'의 필요성과 연관 지었으며 그러한 역량을 바람직한 정치와 진정한 공익에 필수적이라고 보기도 했다.

 6.1 지방선거가 5개월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많은 (예비) 후보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문재인 정부도 지방자치를 '지방분권'이라는 패러다임으로 업그레이드 시켰다. 그래서 이번 선거에 나오려는 후보들에게 마키아벨리의 '군주론'과 막스 베버의 '카리스마'를 읽기를 권한다.

 지침서로 부족하다면, '반면교사(反面敎師)'로 감히 추천한다.

 이들의 논고가 미흡하다면 마빈 조니스 미국 시카고대 교수의 이론을 제시한다.

 "정치가 성공하려면 카리스마 있는 지도자가 나와야 하고, 카리스마 있는 정치가가 되려면 의사소통 능력이 뛰어나야 한다. 카리스마를 보이려는 지도자는 시민들에게 그들의 열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헌신할 것임을 확신시켜야 한다".

 [약 력]

 ◇형선우(34)

 ◇양산초·중·고교 졸업, 육군 병장제대, 고려대 영어영문학과 졸업.

 ◇현)법무사 사무장, 시민단체 양산희망연대 디지털소통담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