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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152)] '제로시대-<김남국>'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2.07.31 22:44
 김남국 저자의 '제로시대'.(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은 우리사회를 표현하는 새로운 용어인 '제로시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제로시대는 '제로금리', '제로성장' 등을 의미하고, 기존의 경쟁력이 무위로 돌아간다는 뜻이 된다. 또한 과거와 결별하고 제로베이스에서 사고하지 않으면 생존이 어려운 사회가 되었음을 의미하기도 한다고 한다.

 김남국 저자는 고려대학교 철학과를 나와 헬싱키경제경영대학원에서 MBA과정을 졸업했으며 연세대 국제학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한국경제' 기자로 일하였고, 한국 최초의 경영전문 매거진인 <동아비즈니스 리뷰>의 편집장을 맡았다.

 우리는 이제까지와는 전혀 다른 상황에 직면하고 있다. 지구 전체의 불확실성이 증가하고 과거 통념이 통하지 않는 시대가 되었다. 저자의 말을 한 번 들어본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 '모든 것이 불확실한 시대'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운 요즘이다. 어렵다는 말은 늘 있어왔지만 요즘처럼 어려움을 호소하는 개인과 기업이 많은 적은 없었다.

 변호사, 의사, 대학교수 등 전문직들도 어렵기는 매한가지이다.

 대부분의 기업도 마찬가지이다. 저성장으로 인한 수요위축과 공급과잉, 혁신모델의 등장으로 매출과 수익이 줄어들고 있다.

 문제는 이게 단기적인 현상이 아니라는 것이다. 장기적으로 심화될 수 밖에 없다. 과거에는 특정산업에 진출하거나 특정직업을 갖는 순간 평생이 보장됐지만 이제는 그렇지 않다.

 생존전략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았던 경영학은 이러한 변화에 부응하지 못하고 있다. 왜일까? 대부분의 지식이 오늘날에 비해 제반상황이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1900년대에 틀이 잡혔기 때문이다.

 이제 경영학은 새로운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수요가 줄어들고 공급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기업이 고객에게 가치를 제공하고, 지속적으로 생존하기 위해서는 과거와는 전혀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 '현 상황의 특징'

 현재의 상황을 '불황'으로 진단하는 분들이 있다, 하지만 이 진단은 크게 잘못된 것이다. 불황이란 경기 순환론에 토대를 둔 것으로, 현재의 상황은 그저 경기 사이클상 불황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구조의 변화, 중국 등 신흥시장의 침체, 저가경쟁력으로 무장한 신흥국 기업들의 공세강화 등으로 과거처럼 5%이상 성장하는 활황국면은 다시 오지 않을 것이다.

 그런 점에서 현재 위기상황의 원인은 '불황'보다는 '저성장' 혹은 '뉴노멀(New Normal :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 고위험 등 새롭게 나타나는 새로운 표준) 때문이라는 진단이 보다 현실적이다.

 <1> 특징 1 : 승자가 독식하는 세상

 인터넷 경제의 특징은 과거생산의 3요소였던 토지, 노동, 자본이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는 것이다. 소프트웨어 기술을 가진 사람이면 출신이나 배경과 상관없이 앱을 만들어 전 세계인을 대상으로 돈을 벌 수 있다.

 카메라가 달려있는 스마트폰 하나면 개인 방송국을 열어 수 천만명의 시청자를 대상으로 방송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인터넷 세상에서 모두가 컨텐츠를 만들 수 있고, 모두가 의견을 제시할 수 있다고 하지만 여기서 승자독식 현상은 여전하다.

 예를 들어 유투브에 하루에만 무려 1억6,000만개의 동영상이 올라오지만 이 중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는 것은 몇 개에 불과하다.

 따라서 인터넷 경제의 핵심은 극심한 양극화, 지독한 승자독식 체제이다.

 <2> 특징 2 : 모든 경계가 무너지는 세상

 인류는 200만년 전에 지구에 등장한 이후 무시무시한 자연으로부터 줄곧 생명의 위협을 받아가며 생존해 왔다.

 이 과정에서 사람들은 어떤 자극을 특정 카테고리(범주)에 포함시켜 인식하고 행동하는 패턴을 발전시켜 왔다. 유사한 것들을 하나의 범주로 묶으면 빠른 판단이 가능하다.

 예를 들어 어떤 사람이 강남에 거주한다는 정보를 들으면 '부유한 전문직'을 떠올리는 것이 대표적인 카테고리 사고이다.

 비즈니스에서도 그러한데, 사채업을 활성화하기 위해 '상호신용금고'를 만들었고, 이후 업계의 로비 덕분에 '상호저축은행'이라는 이름을 얻자 소비자들은 신용금고를 '은행'의 카테고리에 넣었다.

 거대한 자금이 저축은행으로 몰려들었고, 신용금고 사장들은 졸지에 '은행장'이 되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이러한 범주화가 무너지고 있다. '애플'은 전통적인 컴퓨터 회사였다. 하지만 음원유통과 mp3플레이어를 팔면서 큰 변신을 꾀했고, 이후 스마트폰과 태블릿 PC시장을 개척하면서 전통적인 카테고리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산업영역을 오간다.

 구글도 인터넷 포털이라는 카테고리를 벗어나, 로봇, 의료, 인공지능, 에너지, 자동차 분야에서 기존의 기업을 위협하고 있다.

 <3> 특징 3 : 핵심자산이 부채로 바뀌는 세상

 과거 억대연봉자가 가장 많은 업종으로 황금기를 구가했던 증권업체들이 요즘 이익이 줄어들어 지점이 폐쇄되는 경우도 많다.

 과거에는 증권사의 가장 큰 경쟁우위의 원천은 '요지에 마련된 점포'였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인터넷 기반의 회사들이 파괴의 주역으로 등장한다. 거의 제로에 가까운 증권거래 수수료를 앞세워 수 많은 사람들을 모았다.

 그런 다음, 이들에게 주식담보대출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을 올리고 있다.

 기존의 증권사들은 빨리 이런 모델을 도입하면 되지만 그간 경쟁우위의 원천이 되었던 거대한 지점자산이 핵심경쟁력에서 돌연 핵심경직성으로 변해 버렸기 때문에 쉽게 변화를 하기 힘든다.

 방대한 인력과 자산을 투입했기에 이런 자산을 한꺼번에 없앨 수가 없기 때문이다. 유통업도 마찬가지이다. 백화점이나 대형마트의 경쟁력의 핵심요소는 요지에 자리잡은 부동산이었다.

 유통업은 본질적으로 부동산업에 가까웠다고 보면 된다. 하지만 도처에서 나타난 인터넷 유통 파괴자들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다. 마찬가지로 그동안의 핵심자산이었던 부동산 때문에 큰 변화를 이루기 힘들다.

 신문사도 거대한 윤전기는 경쟁자들의 진입을 막는 효과적인 진입장벽이자, 경쟁우위의 원천이었지만 온라인화가 되면서 애물단지가 되었다.

 소중한 자산이 부채로 돌변하는 현상은 인터넷 경제의 특징이다.

 # '관성을 거슬러 변화를 모색하라'

 경영이란 개념적으로 그리 어려운 게 아니다. 환경이 바뀌면 그에 맞게 전략을 바꾸고 이를 실행할 수 있도록 기업운영과 조직문화를 바꾸면 된다. 그런데 이게 말처럼 쉽지 않다.

 바로 '관성' 때문이다. 관성의 법칙은 물리학에서 나왔지만 조직에도 역시 마찬가지로 적용이 된다.

 심각한 위기가 와도 기존의 전략과 기존 방식대로 일하려고 하는 것이 조직의 특성이기 때문에 변화는 결코 쉽지 않다.

 제로시대로 대변되는 현 시대는 '제로금리'에 이어 '제로성장', 인터넷을 통한 한계비용 제로화에 직면해 있다. 카카오톡은 무료 문자서비스, 무료 콜택시 운영 등을 통해 사람을 모은 후 '외부효과'를 통해 돈을 벌고 있다.

 ◇ 제로시대를 극복할 세 가지 전략 어젠다

 <1> 가격대비 가치

 현재와 같은 제로시대에서는 단순히 원가를 조금 낮추거나 효율성을 높이는 방법만으로는 생존하기 어렵다. 소비자의 지갑이 얇아졌고, 인터넷으로 인한 기업의 승자독식, 경계파괴 현상이 심화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원가를 낮추면서도 고객가치를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혁신'이 반드시 필요하다. 과거는 저원가, 차별화 중 하나만 잘해도 생존할 수 있었지만, 이제는 수익 극대화나 주주가치 극대화가 아니라 고객가치 극대화로 옮겨야 한다.

 고객에게 극단적으로 높은 가치를 거의 공짜로 제공하면서 외부효과를 이용해 돈을 버는 기업들이 승승장구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고객들은 전에 없이 막강한 정보로 무장하고 있다.

 <2> 감정

 두 번째 전략 어젠다는 '감정'이다. 가격대비 가치는 치열한 이성으로 달성할 수 있는 경영목표이다. 현대 사회과학의 눈부신 발달과정에서 드러난 가장 주목할 만한 발견 중 하나는 인간이 얼마나 감정적인 존재인지 알게 되었다는 것이다.

 실제 사람의 행동과 의사결정 과정에서 이성보다 감정은 훨씬 더 큰 영향력을 발휘한다. 이성에 기반을 둔 컨설팅 회사의 조언이 수 많은 실패를 거듭한 것은 바로 감정의 영향 때문이다.

 고객은 소비과정에서 체험한 수 많은 감정을 SNS를 통해 공유하고 있다. 앞으로는 감정을 이해하고 감정에 어필할 수 있는 기업이 미래를 주도할 것이다.

 <3> 개성

 마지막 어젠다는 '개성'이다. 설령 이성과 감정을 모두 만족시킨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어냈다 하더라도 어디서 본 듯하거나 누구를 흉내낸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순간, 고객들은 그 기업을 2류로 취급할 공산이 크다.

 다른 곳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그 기업만의 개성이 투영된 제품이나 서비스가 그 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

 [마치며]

 오늘은 현대사회를 새롭게 규정한 '제로시대'에 대해 이야기해 보았다.

 구한말과 일제치하, 한국전쟁 등을 거치면서 우리나라는 더 이상 바닥을 모를 정도로 어려운 경제상황을 겪었고, 산업화를 성공하면서 한강의 기적이라 불릴 정도로 큰 성공을 이루어내었다.

 60년대부터 시작한 경제성장은 80~90년대 초반까지 끝 모를 고공행진이 이어졌고 이후 IMF를 겪으면서 구조조정의 아픔을 겪게 된다.

 이제는 저성장의 터널로 진입을 하였고 저출산, 노령인구 증가, 글로벌 경쟁심화 등이 우리를 힘들게 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제로시대'라고 말한다. 전통적인 토지, 노동, 자본의 중요성이 줄어들었지만 여전히 경쟁은 치열하고 경쟁상대는 전 세계에 걸쳐서 있다.

 정보가 더 빨리 전달이 되면서 승자독식 현상이 두드러진다.

 거기다가 이전 경제모델의 경쟁원천이었던 것들이 즉 요지의 부동산, 대형 윤전기 등이 이제는 걸림돌이 되어 버렸다. 누구도 예상치 못한 상황인 것이다.

 그리고 산업의 경계가 무너진다. 구글이 자동차를 만들어 자동차 시장의 판도를 뒤바꾼다. 페이스북이 가상현실 산업에 뛰어들고, 나이키가 의료헬스 시장에 진입한다.

 저자는 이러한 현실에서 관성의 법칙을 벗어나 새로운 관점을 가져야만 한다고 말한다

 단순히 싸게 만들고, 더 잘 만드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된다. 아무리 뛰어난 카메라를 만들고, 아무리 훌륭한 전자수첩과 mp3 플레이어를 만들어도, 이미 이 시장은 스마트폰의 시장에 흡수되어 싸게 잘 만든다고 고객이 구매하지 않는다.

 시대의 흐름을 잘 읽고, 바꾸어진 패러다임에 맞추어 모든 자산과 조직을 맞추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저자가 제안한 세 가지 방안인 '가치경쟁', '감정적 어필', '개성화' 등을 다시 되새겨 보면서 긴 글을 마친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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