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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154)] '이럴 줄 알았다-<박명성>'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2.08.08 00:58
 박명성 저자의 '이럴 줄 알았다'.(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은 국내 최장기 공연 및 최다 공연, 최다 관객 동원, 최대 매출 등 우리나라 공연계의 최고의 프로듀서인 박명성 대표의 이야기를 해본다.

 박명성(1963~)대표는 전남 해남 출신으로 서울예술대학 무용과, 단국대학교 연극영화과, 동대학 석사를 마쳤다. 1982년 동인극장에 입단하면서 배우를 시작하였고 이후 10여 년간 조연출, 무대감독 등을 거쳤다.

 이를 바탕으로 공연분야에서 가장 취약하고 미개척 분야였던 프로듀서의 길을 택하여 활동하였다.

 1999년 신시뮤지컬컴퍼니 대표를 맡은 그는 초대형 뮤지컬 기획, 제작에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면서 뮤지컬 <맘마미아>는 10년 동안 1,400여 회 공연, 170만명의 관객동원 등 새 역사를 썼다.

 그가 가진 삶의 철학을 한 번 만나보겠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 '프로듀서의 꿈은 모든 무대의 최초다'

 무대는 '텅' 비어있다. 어둠 속에 갇혀 있던 그 공간에 상상력이라는 입김을 불어넣어 살아나게 만드는 것, 그 것을 나는 프로듀서가 하는 일이라 감히 정의한다. 

 무대에서 들려주는 이야기에 관객은 울고 웃으며 때로는 분노하고 때로는 위로를 받는다. 관객에게 어떤 선물을 줄 것인가를 결정하는 일, 이 것 또한 프로듀서의 몫이다.

 프로듀서가 멍석을 깔고 판을 만들지 않으면 대본은 영원히 서랍 속에서 잠만 자다가 그대로 묻혀버리게 될 것이다. 그 대본에 따라 연출가, 작곡가, 연주가, 각 파트의 스태프들이 자신의 역할을 맡게 되고 그들은 비로소 자신의 꿈을 무대에서 실현하게 된다.

 다시 말해 무대를 향한 프로듀서의 꿈이 '모든 무대의 최초'가 되는 것이다. 나의 꿈은 연출가의 꿈이 되고, 배우의 꿈이 되고, 스태프의 꿈이 된다.

 그렇게 서로의 꿈이 교환되는 동안 하나의 작품이 완성되고, 우리 모두는 같은 꿈을 이루게 되는 것이다. 이 얼마나 멋진 일인가.

 이 모든 꿈의 공통점을 뽑아내 하나의 문장을 만들면 "무대를 통해 관객을 행복하게 만들겠다"가 된다. 관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나의 꿈이고, 관객이 행복해하면 나도 행복하다.

 # '나만의 작품을 꿈꿔라'

 공연으로 관객을 행복하게 만들었던 작품은 부지기수다. 그리고 관객을 행복하게 만드는 데 실패한 작품은 더 많다.

 관객은 까다롭다. 변덕스럽고, 싫증을 잘 내며, 좀처럼 만족감을 표현하지 않는다. 프로듀서는 이런 까다로운 관객에게 자신의 꿈을 평가받아야 하는 숙명을 지녔다.

 관객을 행복하게 하는 꿈, 그래서 내가 행복해지는 꿈, 그 꿈의 질료는 바로 작품이다.

 대학로에 하루에 올라오는 연극이 150여 편이다. 그 중에서 특별하다고 할 만한 작품은 얼마 되지 않는다. 대부분은 로맨틱 코미디로 분류할 수 있는 작품들이다.

 개그콘서트를 맥락없이 이어붙인 것 같은 연극같지 않은 연극도 많다. 왜 이렇게 된 것일까?.

 이 것은 프로듀서가 자신의 꿈을 꾸기 이전에 관객에게 먼저 굽실거렸기 때문이다. 작품이 관객의 욕구에 부응해야 하는 것은 맞지만 말초적인 욕구에 타협하고 굴복해서는 안된다.

 작품을 평가하는 것은 관객이지만 일차적인 칼자루는 프로듀서가 쥐고 있다. 그래서 승부인 것이다. 나의 꿈을 꾸고 그 꿈으로 관객과 당당하게 승부를 벌여야 한다.

 그야말로 세상에 없는 무대를 만들기 위해 노력해야 하는 것이다.

 # '도전정신이 필요한 시대'

 남과 다른 길을 가야 한다는 말은 참 흔하고도 뻔한 말이다. 그런데도 여전히 금과옥조처럼 여겨지는 것은 다른 길을 가는 사람들이 많지 않기 때문일 것이고, 남이 가지 않는 길을 가는 게 어려운 일이기 때문일 것이다.

 나는 오래전부터 프로듀서를 꿈꾸는 이들에게 '역발상'과 '괴짜근성 을 가지라고 얘기해 왔다.

 남과 다른 기발한 무대를 상상하는 것과 그 것을 무대에 올리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주변사람들에게 미쳤다는 말을 들어야 하고, 함께 작품을 만들어 갈 사람들을 미치게 만들어야 한다.

 마지막에는 관객들도 미치게 만들어야 한다.

 내가 작품을 기획하면서 사람들에게 의견을 물으면 찬성보다는 반대와 걱정이 더 많았다. 반대한 사람들은 모두 나를 아끼는 분들이었다.

 새로운 꿈, 다른 꿈을 꾸면 반드시 반대에 직면하게 된다. 실패할 거라는 그들의 말은 사실이다.

 새롭다는 것은 성공할 확률이 낮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성공하든 실패하든 강한 믿음이 없다면 시작조차 할 수 없다.

 실패하더라도 주눅들지 말고 거기서 새로운 정신을 배우면 된다. 예술가에게 역발상의 혁신이야말로 프로세계로 가는 필수 덕목이다.

 # '역발상은 콘텐츠의 폭발이다'

 드물지 않게 혜성처럼 등장하는 신인 연출가가 있다. 특이한 형식의 기발한 작품, 역발상 그 자체라고 해도 될 정도의  좋은 작품으로 공연계를 깜짝 놀라게 한다.

 하지만 이들 중 상당수는 오래지 않아 기대만큼의 실망감을 주고 사라진다. 다음작품에서 이전작품과 같다면 더 이상 기발하지도 독특하지도 않다.

 내가 기대하는 연출가가 한 명 있는데, 그는 10년 동안 국내외의 다양한 연출가들 밑에서 조연출로 수련을 쌓았다. 그러면서 그는 많은 경험을 했을 것이고 선배 연출가와 의견이 달랐던 아이디어를 축적해왔을 것이다.

 지금 그는 훌륭한 작품들을 만들고 있는데, 이제껏 그 공력의 일부가 폭발한 것이라고 나는 믿는다.

 연속적인 역발상을 이루려면 젊었을 때부터 콘텐츠의 곳간을 가득가득 채워야 한다. 그 콘텐츠의 압력이 폭발한 결과가 '작품성있는 역발상'으로 나타나는 것이다.

 역발상은 프로듀서로 사는 한 감당해야 할 '골치아프고 행복한' 숙제다. 모든 예술가들의 숙제이기도 하다. 이 숙제를 잘해내려면 기본기가 튼튼해야 한다.

 '반짝'하는 아이디어로 한 두 작품 성공할 수 있지만 한 두 해 하고 말 것 아니라면 묵직한 역발상을 지속적으로 고민하고 뚝심있게 밀고 나가야 한다. 그러면서 억지로 끌어내는 역발상이 아니라 콘텐츠의 압력에 의해 내부에서 폭발하는 역발상이어야 한다.

 # '이럴 줄 알았다'

 연극쟁이로 살면서 가장 아쉬웠던 실패는 뮤지컬 <댄싱 섀도우>였다. 7년 동안 45억원을 들인 작품으로 극본, 연출, 음악, 안무, 무대, 의상, 조명디자인 등을 해외 유명아티스트에게 맡기는 파격적인 시도를 했다. 

 공연예술계에서도 한국 창작뮤지컬의 수준을 한 단계 높였다는 평가를 해주었다.

 그러나 흥행에는 참패했다. 이후 조정래 선생의 대하소설을 원작으로 한 대형 창작뮤지컬 <아리랑>도 3년 동안 46억원의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댄싱 섀도우 이후 가장 모험적이고 위험한 발상의 도전이었다.

 하지만 공연을 120퍼센트 성공을 거두었다. 중장년 관객들의 비중이 높았던 점도 긍정적이었다.

 그러나 이 공연이 실패했더라도 "이럴 줄 알았다"하면서 새로운 꿈을 향해 나아갔을 것이다. 연극작업은 하다가 잘못되어도 상관이 없다. 공연을 만드는데 정답이 없으니까 형식에 구애받을 필요도 없다.

 다음에는 창작뮤지컬로 화가 이중섭의 감동적인 이야기를 공연할 예정이다. 그러면 또 주변의 어른들이 말씀하실 것이다.

 "박 대표, 또 일 저질렀네!, 박명성 똥배짱을 누가 말려!"

 그 똥배짱의 결과가 신통치 않으면 나도 후회할지 모른다. "이럴 줄 알았다"하고 말이다. 프로듀서로 살고 있는 한 '저지르는' 작품을 하고 싶다.

 햄릿처럼 심사숙고하는 프로듀서가 아니라 돈키호테처럼 일단 시작부터 하고 보는 프로듀서가 되고 싶다.

 돈키호테는 미쳤고, 미치지 않은 돈키호테는 아무 매력이 없다.

 [마치며]

 오늘은 공연계의 괴짜이자 배짱 두둑한 인물을 살펴보았다.

 그는 촌놈이다. 공연판의 바닥부터 시작해서 수 많은 경험과 시행착오를 거친 후 이제 최고가 되었다.

 그는 남달랐다. 남들이 공연의 수지타산을 생각하고 관행에 젖은 쉬운 길을 찾고 있을 때, 그는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기꺼이 갔다.

 주변에서 아끼는 사람들의 반대조언이 빗발쳤지만 그는 그 만의 뚝심과 혜안으로 상상하기 어려운 실천력을 보인다.

 항상 결과만 놓고 성공이면 그 시작과 과정이 미화되기 마련이다. 또한 실패를 하면 그 시작과 과정이 모두 무모하고 형편없는 것으로 치부된다.

 그는 그 것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더 더욱 매진하였다.

 프로듀서의 꿈은 "텅빈무대에서 시작한다"했다. 프로듀서의 머리 속에서, 가슴 속에서 꾼 꿈은 전 스태프들을 통해 무대의 현실로 드러난다.

 관객의 행복이 그들의 행복이 된다. 관객이 왕이지만, 관객에 아부하지 말라고 한다. 자신의 길을 꾸준히 성실히 나아갈 때, 까다롭고 변덕스러운 관객도 감동한다고 한다.

 우리는 흔히 새로운 아이디어나 기법이 순식간에 생긴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저자는 수 많은 밑바닥에서부터의 경험이 끊임없이 생산되는 역발상의 토대가 된다고 말한다.

튼튼한 기본기에서 새로움이 창출된다는 말이다. 이 책의 제목이기도 한 "이럴 줄 알았다"는 말은 참 재미있고 의미가 깊다. 

 수 십억을 들여서 수 년간 고생해서 올린 창작뮤지컬이 경제적으로는 실패하여도 나름의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었을 때, 그는 "이럴 줄 알았다"라고 말한다.

 "이럴 줄 알았다"라고 내뱉으며 다시 새로운 시도를 감행한다. 그는 진정한 예술의 장인이자, 무대의 장인이 아닐 수 없다.

 그의 공연 중 '맘마미아'는 보았지만 새로운 창작뮤지컬이 나올 때마다 꼭 한 번씩 보러가야겠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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