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사카 히로시 저자의 '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多重人格)'.(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이번 이야기는 '다중인격(多重人格)'에 대한 책 내용이다. 일반적으로 '다중인격자'란 말은 상황에 따라 말을 바꾸고 얼굴을 바꾸는 이중인격자처럼 부정적 의미가 강한 말이다.

 하지만 저자는 새로운 관점을 우리에게 제시한다. 다중인격이란 '누구나 가지고 있는 현상'이며 오히려 '인간의 숨어있는 가능성과 재능을 여는 열쇠'로 재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도쿄대학교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인간의 가능성을 이끌어 내는 방법에 대해 주목해온 공학박사이다. 일본의 지식인들을 대표하는 세계경제포럼 멤버로 활동하고 있고, 타마대학교 대학원 교수, 글로벌 네트워크 싱크탱크 '소피아뱅크'를 설립하고 대표로 취임하였다.

 한 번 보도록 하겠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혹시 내가 이중인격자인가?"

 이는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고민하는 질문이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그렇지 않다. 모두 정상이다.

 인간은 누구나 자기 안에 '다양한 인격'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1884년 로버트 루이스 스티븐슨의 '지킬박사와 하이드씨'에서 처음 소개된 이후로 지금까지 '다중인격'은 정신병리학적 현상을 일컫는 말로 사용되며 부정적으로 인식되어 왔다.

 하지만 사람은 누구나 각자가 처한 상황에 따라 다르게 행동한다. '집에 있는 나'와 '회사에 있는 나'는 당연히 같을 수 없다. 한 가지 모습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없다.

 헐리우드 영화를 보자. 배트맨, 슈퍼맨, 스파이더맨 등은 어떤 때는 평범한 인간으로 살아가지만, 어떨 때는 슈퍼 히어로로 변신한다.

 이들을 향해 우리는 '이중인격자'라고 손가락질 하지 않는다. 인간의 역사를 살펴보면 하나의 인격이 아니라 '여러 인격'을 통해 숨겨진 가능성과 재능을 꽃피우며 세상을 바꾼 이들을 많이 만날 수 있다.

 나는 오랫동안 인간의 가능성을 이끌어내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그리고 강연 및 컬럼기고, 인터뷰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앞으로는 '사상', '비전', '의지', '전략', '전술', '기술', '인간력'이라는 일곱가지 지성을 두루 갖춘 인재가 사회 각 분야에서 활동하게 될 것이라고 예견해 왔다.

 그렇다면 이 일곱가지 지성을 어떻게 해야 갖출 수 있을까?.

 바로 슈퍼 히어로들처럼 처한 상황과 필요에 맞춰 다양하게 인격을 교체해가며 대처하는 방식, 즉 '다중인격 관리'를 통해서다.

 '다중인격'을 지금까지의 부정적 의미에서가 아닌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다면, '자기 안에 숨은 여러 가능성'을 찾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인간이라는 존재가 지닌 무한한 가능성'을 이끌어낼 수 있으리라는 것이 내 생각이다.

 "삶은 유한한 역할놀이다".

 조 단위의 총수익을 자랑하는 대형 게임회사들은 하나같이 간판급 롤플레잉 게임을 갖고 있다. 그 게임 속 수 많은 캐릭터 중에서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하면서 불가능한 미션들을 해결한다.

 우리의 내면에 숨어있는 잠재인격들은 32만 트루컬러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초특급 물감세트다. 마치 끊임없이 흐르는 강물처럼 나의 인격은 결국 외부의 자극과 내면의 정서와 시시각각 공명을 이루며 변한다.

 혼자 지내는 것과 외롭게 지내는 것은 혼용되기 쉽지만 실은 전혀 다른 개념이다. '정신의학'에서는 외로움은 단 하나의 인격으로만 살아갈 때 나타난다고 진단한다. 외로움을 만성적으로 방치하면 결국 정신의 불균형이 심해지면서 정신적 폐해를 가져온다.

 '다중인격'은 누구나 경험하는 자연스러운 심리기제이고, 불쾌한 감정경험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방어 프로그램의 일환이다.

 내 안의 낯선 다중성을 발견할 수 있다는 건 그 만큼 내 안의 자아가 확장되었다는 뜻이다. 자아의 확장은 우리가 세상과 내면을 들여다보는 시야와 관점을 확장한다는 의미이다.

 비록 짧은 인생이지만 자아의 확장을 통해 내 안의 수 많은 잠재인격들에게 숨결을 불어넣고 내면의 갈등과 저항을 최소화할 수 있다.

 능력있는 사람이란 입장이나 상황에 따라 다양한 인격을 바꾸어가며 대처할 수 있는 사람이다.

 능력있는 사람은 마음이 유연한데, 이 말은 "페르소나가 단단하지 않다", 즉 "인격이 완고하지 않다"는 말로도 표현할 수 있다.

 페르소나란 라틴어로 '가면'이라는 뜻이다. 융 심리학에 따르면 페르소나는 사람이 저마다의 입장에 있어서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선택하는 '표면적 인격'을 뜻하는 말이다.

 유연한 인격을 기르기 위해서는 잘나가는 사람, 존경하는 사람이 있다면 항상 그를 따르고 그와 한 공간에서 자주 있도록 해야 한다.

 또한 다중인격 관리를 하려면 상황에 따라 적절하게 인격을 바꾸어야 하기에 엄청난 정신적 기초체력이 요구된다. 따라서 오랜 수련과 공부를 통해서 기초체력을 길러야 한다.

 기초체력을 기르는 아주 특별한 비법이 있는 것은 아니다. 그저 지금이라도 메일 한 통, 전화 한 통을 할 때라도 세심하게 인격을 바꾸어 가면서 상대에게 응대하는 연습을 해야 한다.

 또 인생의 경험을 풍부하게 해야 하는데, 그러기 위해서는 '교양'을 익혀야 한다. 문화에 대한 폭 넓은 지식이라는 일반적 의미 뿐 아니라 '풍부한 인간상이나 깊이 있는 인간상을 익히는 것'에 관심을 두어야 한다.

 그렇게 얻어진 유연한 다중인격은 결과적으로 폭 넓은 인간관계라는 선물도 함께 가져다준다.

 [마치며]

 오늘은 그동안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되어 왔던, '이중인격', '다중인격'의 다른 모습을 보았다.

 인격이 비뚤어진 특정인만이 가진 성향이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다중인격을 갖고 있다고 저자는 말한다.

 즉 불쾌한 상황으로부터 스스로를 보호하고 지키기 위한 방어심리기제라는 말이다.

 예술가들이나 뛰어난 리더들도 다중인격을 가진 사람들이 많은데, 1960년대 음악으로 세계를 석권한 비틀즈의 폴 매카트니도 서정적인 '예스터데이'를 부를 때와 강렬한 곡인 '아임다운'을 부를 때는 마치 전혀 다른 인격체처럼 보이고, 소비자들에게 신제품을 발표할 때의 '스티브 잡스'와 경영진을 상대로 수익계획에 관한 이야기를 할 때의 스티브 잡스는 전혀 다른 모습일 것이다.

 결국 상황에 따른 적절한 표현의 말, 표정, 행동 등이 삶을 살아가는데 필수적으로 갖추어야 할 태도라는 것을 말하는데, 이를 저자는 '다중인격'을 갖추었다고 표현했을 뿐이다.

 자신의 그릇을 한정지어 좁히지 말고, 장면과 상황에 맞추어 적절하게 말하고 대응하는 '다중인격'을 갖추기 위해서는 '유연'해지라고 저자는 말한다.

 이렇게 함으로써 스스로의 내면 가능성을 발견하고 자아를 확장할 수 있다고 책에서 일관되게 이야기하고 있다.

 자기내면의 다양한 재능과 숨은 가능성이 크다는 사실을 깊이 인식하고 확신하면서 정신의 기초적 쳬력을 길러가는 것, 오늘 이 책이 말하는 주제였다.

 자기 내면의 자아를 발견하고 확장하면서 소소한 기쁨을 자주 누리고 그를 통해 행복감을 느끼는 하루하루가 되었으면 좋겠다.

 감사합니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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