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 한병병원 소화기클리닉 김소연 교수.(사진제공=부산대 한병병원)

 동장군이 물러가고 날씨가 따듯해져오면 함께 오는 식사 후 졸림증상으로 봄철에 많이 나타나 춘곤증(春困症)이 기다리고 있다.

 하지만 사시사철 이런 증상을 호소하는 분들도 있다.

 봄이 되면 바람도 따듯해지지만 만물이 깨어나면서 새싹이 돋아나고 땅에는 아지랑이가 피어오르듯 상승하는 기운이 활발한데, 우리 몸이 아직 겨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러한 상승하는 기운이 부족하기 때문에 봄에 자주 나타나는 것이다.

 이러한 춘곤증을 극복하려면 기본적으로는 수면을 충분히 취하고 신진대사가 원활해지도록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이 필요하다.

 특히 식사 후에 졸린 현상이 일어나는 것은 우리 몸의 소화기능을 돕고 영양분을 흡수하기 위해 혈액이 위장관으로 몰리게 되면서 뇌로 공급되는 혈액과 산소양이 일시적으로 부족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식사 후에 가벼운 산책을 하면서 혈액순환을 돕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그럼에도 식사 후 졸음을 이겨내기가 어렵고 봄 뿐만 아니라 사시사철 증상이 나타난다면 본인의 소화기능을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동의보감(東醫寶鑑)에서는 식후혼곤(食後昏困)이라고 하여 식사 후에 정신이 흐릿하고 몸이 나른한 것을 소화기능이 허약하거나 습담(濕痰)과 같은 노폐물이 위장에 쌓여서 나타나는 병으로 보고 있다.

 삼기탕(蔘芪湯)이나 승양보기탕(升陽補氣湯)과 같은 한약 처방으로 치료하는데 황기(黃芪), 인삼(人蔘)과 같은 상승하는 봄 기운을 보충해주는 약재들이 주로 사용된다.

 소화기능만 괜찮다면 봄나물과 같은 제철음식을 섭취해 봄 기운을 보충하면 되고 식사 후 10분 정도의 짧은 낮잠을 자는 것도 좋다.

 다만 주의할 점은 똑바로 누울 경우 음식이 역류하여 역류성 식도염을 일으킬 수 있고 30분 이상의 수면을 취하면 소화기능이 약해지고 수면리듬도 깨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식사직후의 과한운동도 소화기능을 방해하여 복통을 일으킬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운동으로 제한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