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태풍 차바의 피해를 입기전 소석보.(사진제공=다음 로드뷰 캡처)

 지난 2016년 태풍 '차바'로 가장 큰 피해를 본 상북면에 대한 수해복구가 2년이 지난 아직도 진행 중인 가운데, 철거를 검토하던 하천보가 재설치 되면서 뒤늦게 논란이 되고 있다.

 상북면 모래불마을 주민들은 태풍 '차바' 당시 소석보로 인해 양산천 수위가 높아져 침수피해를 입었다며 지난해 양산시와 경남도에 대해 소석보 철거민원을 꾸준히 제기했다.

 이에 그해 9월 서진부 의원이 모래불마을을 방문해 소석보 하류에 효충보가 대체시설이 될 수 있으니 준설 후 소석보 철거의 동의를 논의하고 시청에도 "앞으로 주민들의 의견을 적극 수렴해 행정처리를 해달라"고 당부했다.

 양산시도 "침수 및 가뭄예방을 하기 위해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해 하천준설을 시행하고 소석보 철거를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올해 4월부터 경남도에서 20억원의 예산을 들여 소석보를 가동보로 재설치하는 공사에 들어갔다.

 지역주민과 환경단체의 반대로 잠시 중단됐지만 현재 70% 정도의 공정률을 보이며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가동보는 상황에 맞춰 흐르는 물을 일부 또는 전부 차단해 수위나 유량을 조절하는 구조물로, 소석보에는 높이 1.8m 정도의 고무보(Rubber Dam)가 설치된다.

 초음파수위계를 통해 비가 오면 고무보의 바람이 빠지며 접혔다가 비가 그치면 다시 바람을 넣어 일정수위를 조절하는 방식이다.

 이렇게 가동보 공사가 진행되자 모래불마을의 한 주민은 경남도 홈페이지의 도민소통광장인 '경남1번가'에 글을 올려 "옛날에는 농사를 짓기 위해서 하천보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농사를 짓는 곳이 한곳도 없다"며 "지구 온난화 현상으로 열대성 폭우가 쏟아지는데, 앞으로도 주민의 피해가 생길 것 같아 필요하지 않는 하천보는 없애주는 것이 맞다"고 주장했다.

 또 그는 "지금이라도 공사를 중단해 국세를 아껴쓰면 좋겠다"고 소석보 철거를 주장하는 등 이 주민은 뜻을 같이 하는 저지대 주민 19명의 서명도 함께 첨부했다.

 이에 대해 상북면 수해복구를 담당하고 있는 경남도 관계자는 "우기시 고무보가 완전히 접히면 홍수위를 당초 보다 1.28m 낮추는 효과가 있으며 보로 인해 유수흐름에 지장도 발생하지 않는다"며 "양산시의 의견수렴 결과 침수예방을 위해 고정보 철거 필요성은 있으나 가뭄시 농업용수 활용 등 용수부족 우려가 있어 하천기본계획에 맞춰 가동보로 재설치를 요청한 사항이라 철거는 불가하다"고 답변했다.

 양산시 관계자도 "지난해 민원을 접수하고 주민의견을 수렴해 소석보 철거를 검토했지만 일부 마을에서 하천용수를 활용하는 등 존치를 주장하는 의견도 있었다"며 "가동보로 재설치 할 경우 철거효과도 있고 용수활용도 그대로 할 수 있는 등 원래 하천기본계획에도 소석보는 가동보로 설치토록 되어 있었다"고 전했다.

 이렇게 소석보 철거논란이 다시 불거지는 가운데 수해복구 공사현장에서 멸종위기종인 '얼룩새코미꾸리'가 발견되면서 하천준설 작업도 중단돼 이 곳 저지대 주민들의 불안은 더욱 커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