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지역 지자체들이 운영 중인 홈페이지 메인 화면들./ 양산뉴스파크

 양산시의 민원게시판이 비공개로 운영되면서 실질적인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개된 온라인 참여공간이 없어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행정안전부는 '2018 유엔 전자정부 평가'에서 우리나라가 온라인 참여부문 공동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광화문 1번가'와 '청와대 국민청원' 등 문재인 정부의 온라인 참여정책이 좋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여기에 경남도도 김경수 도지사 취임 이후 도 홈페이지에 '경남 1번가'라는 온라인 도민참여센터를 열고 도민의 참여를 이끌어내고 있다.

 이처럼 소통과 참여의 공간으로서 온라인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는 가운데 양산시도 변화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 소통과 참여공간의 경우 '청와대 국민청원'이나 '경남 1번가'처럼 시민이 정책을 제안하고 민원을 올리면 담당공무원이 이에 대해 피드백을 하는 쌍방향 소통의 열린게시판 운영이다.

 공개된 게시판이라 누구나 글을 쓸 수 있고 누구나 피드백을 볼 수 있는 온라인 참여공간이다.

 양산시도 김일권 제8대 양산시장이 취임하면서 시장실을 1층으로 옮기고 각계각층과 만남을 가지며 시민과의 소통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소통과 참여의 창구가 되어야 할 양산시 홈페이지에는 현재 이와 같은 열린게시판이 없는 상태다.

 경남 18개 시·군에서는 '시장에게 바란다', '군수에게 바란다' 등, 이름은 다르지만 이와 비슷한 열린게시판이 운영되고 있고 주민들이 정책제안이나 고충민원을 올리면 담당직원들이 처리결과를 답변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열린게시판이 운영되지 않는 곳은 경남에서는 양산시와 하동군, 단 두 곳 뿐이다.

 양산시도 지난해 7월 초까지는 홈페이지에 '새올전자민원창구(지금의 '(구)민원조회')'라는 공개된 민원게시판이 운영돼 이 곳에 민원을 올리면 민원내용이 해당부서로 전달돼 처리가 되고 그 결과를 답변글로 알려줬었다.

 '새올전자민원창구'는 2003년 2월 4일 첫 민원상담이 올라온 이후 운영이 중지된 14년 5개월간 총 8,561건의 공개민원 상담을 받아왔다.

 양산시민들이 그 속에서 양산에 살면서 겪어온 고충을 털어놓고 또 그 고충에 서로 공감하며 공식적인 소통의 장을 이뤄왔다.

 특히 지난해 지역댐 건설, 명동산단 아스콘공장 건설 논란등 첨예한 현안이 있을 때마다 그 지역주민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양산시에 전달하고 시민들과 문제의식을 공유하는 공론의 장으로서 역할을 톡톡히 해왔다.

 이 가운데 지난해 7월 양산시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권고로 민원시스템을 '국민신문고'로 개편하면서 기존 '새올전자민원창구' 운영을 중지했다.

 '국민신문고'는 개인정보보호를 위해 본인인증을 통해 자신의 글만 볼 수 있도록 비공개 운영을 하고 있다.

 양산시 홈페이지 첫화면에 시장사진 아래에 위치한 '건설신문고'도, 열린시장실에 들어가면 '소통시장실'이라는 메뉴에 있는 '시장에게 바란다'도 모두 이 '국민신문고'로 연결돼 있다.

 이렇게 양산시 홈페이지에 있는 모든 정책·민원창구가 '국민신문고' 하나로 통합돼 비공개 운영으로 전환되면서, '열린', '소통'이란 문구의 메뉴창이 사실상 무색해졌다.

 다른 경남 시·군들도 모두 '새올전자민원창구'를 '국민신문고'로 통합했지만 기존에 운영하던 '시장에게 바란다', '군수에게 바란다'와 같은 지역주민의 목소리를 듣는 열린게시판은 여전히 운영되고 있다.

 또 게시판을 찾기 쉽게 홈페이지 첫 화면에 시장이나 군수사진과 함께 열린게시판으로 바로 들어갈 수 있도록 눈에 띄게 링크를 해놓고 있다.

 이에따라 양산시 홈페이지도 시민들의 소통과 참여를 담보할 수 있는 열린게시판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양주동 한 시민은 "예전에는 민원이 있으면 시청 민원게시판에 올리면 됐는데 요즘은 그런 게시판이 없다"며 "최소한 양산도 청와대 국민청원 같이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그런 공간이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물금의 한 학부모도 "상가골목 불법주차 문제로 민원을 제기에 대해서도 전화나 시청 및 주민센터를 직접 찾아가는 것 보다 시 홈페이지에 간편하게 민원을 올릴 수 있는 공간이 있으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전했다.

 양산시 관계자는 "홈페이지 상에 정책·민원메뉴가 모두 국민신문고로 통합된 것은 이번에 알게 됐다"며 "아직 열린게시판 운영에 대한 논의나 움직임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