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종합운동장 아래 양산천변에서 발견, 신고 후 사라진 멧돼지 사체.(사진제공=야생생물관리협회 양산시지회)

 양산시가 전국적으로 비상사태에 들어간 아프리카돼지열병(ASF)에 대한 의심신고를 받고도 늑장행정으로 현장보존을 놓치는 등 대처마련에 구멍이 뚫렸다는 지적을 사고 있다.

 지난 3일 오전 8시 6분경 시민 A씨는 회사출근을 위해 양산종합운동장 아래 양산천변 둔치로 도보로 지나가다 죽은 멧돼지의 사체를 발견했다.

 A씨는 이 멧돼지가 외상이 없는 점을 확인하고 아프리카돼지열병을 의심,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어 양산시의 카카오톡 민원으로 즉각 멧돼지 사체의 발견을 신고했다.  

 시는 이에 대해 "월·화·수·목·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에만 채팅이 가능합니다. 입력하신 메세지는 전달되었으니 채팅이 가능한 시간에 답변드리겠습니다"라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이 사체의 확인을 위해 전문단체인 야생생물관리협회 양산시지회(이하 양산야생관리협회)에 연락이 도착한 것은 한참이 지난 시간인 다음날 4일 오후 5시 50분경이었다.

 협회가 현장에 갔을 때는 이미 멧돼지의 사체가 사라진 뒤였다. 

 이보다 더 기가 막힌 것은 하천지역을 담당하는 계약직 관리자가 시민 신고전 죽은 멧돼지의 사체를 발견했지만 태풍으로 인한 하천지역 정비를 위해 별다른 조치없이 그대로 방치하고 다른 일을 했다는 것이다. 

 뒤늦게 양산야생관리협회의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한 확인이 필요하다는 이의에 따라 확인해 본 결과 죽은 멧돼지 사체를 낚시꾼으로 보이는 남성이 수거해 갔다는 제보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양산시의 늑장과 안일한 대처로 신속히 확인조치를 해야 할 증거물이 사라져 버린 것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은 돼지와 멧돼지에 발생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전파성이 강하고 치사율이 높으며 야생멧돼지의 경우 감염폐사시 바이러스를 일으킬수 있다.

 제1종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은 전파성이 강하고 감염시에는 100% 폐사되며 현재 치료백신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산야생생물관리협회 이복식 사무국장은 "국가적 가축재난상황인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 양산시의 행정대처는 한마디로 구멍이라고 밖에 할 말이 없다"며 "행정 관리부서에서 심각성을 인지하지 못해 신속하게 보존과 확인이 필요한 멧돼지 사체를 민간인이 가져가는 어처구니 없는 사태까지 발생했다"고 지적했다.

 또 "시민들과 전 국민들까지 심각성을 인지하고 있는 아프리카돼지열병에 대해 시는 주먹구구식이 아닌 신중하고 신속한 행정으로 시민불안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