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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이섭의 '나무단상(斷想) 1'전이섭 문화교육연구소田 소장, NPO법기도자 사무국장, 문화기획가, 목공예가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0.01.14 12:50
 전이섭 문화교육연구소田 소장.

 세밑에 '천성산 둘레길의 문화관광사업화'를 주제로 한 '양산문화관광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가 있었다.

 지역의 전문가들께서 천성산의 역사적, 문화적 의미를 거론하며 이를 살려 문화관광자원으로서 활성화시켜야 한다는 여러 이야기에 공감을 하면서도 한편으론 산을 이루고 있는 숲과 숲을 이루고 있는 나무를 생각해보게 된다.

 또 최근에 다시 거론되고 있는 천성산 일대의 자연휴양림사업과 국립숲체원 이야기를 접하면서도 나무를 생각해본다.

 존경하는 나무 인문학자 강판권 교수는 '숲보다 중요한 것은 한 그루의 나무'라 이야기 하였다.

 세상이 자꾸만 큰 것, 대단한 것, 훌륭한 것들만 이야기하다보니 어느새 우리 주변에서도 그런 것들에만 함몰되어 사소한, 소소한 일상을 놓치며 살아가고 있지는 않을까 생각도 해보게 된다.

 사람들이 나무의 한 부분, 한 때만을 많이 기억하고 있다. 꽃을 피울 때는 그 자태와 향기만을, 열매를 내어줄 때는 그 달콤함만을, 알록달록 단풍들 때는 그 색깔만을 탐하다가 잎 떨구고 덩그러니 서 있는 나무에게는 눈길조차 주지 않고 잊어버린다.

 그런 내게도 무심함, 무정함을 일깨워줄 때가 있다. 비로소 흙집에 군불 지피려 장작을 패다보면 나무의 존재와 가치를 다시 발견한다.

 도끼질을 해보면 마른 소나무는 기분 좋게 반쪽이 나눠지고, 참나무는 여간 내리쳐도 여물어서 잘 쪼개지지 않는다.

 불이 잘 붙는 소나무를 아래에 깔고, 오래 타는 참나무를 위에 올리면서 당연한 이치를 새삼 깨우치며 활활 타올라 제 몸은 재가 되면서도 방안 가득 온기로 채워주는 나무를 보며 죽어서도 존재가치를 발하는 모습에서 예전의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을 소환한다.

 누구에게는 양산의 명산이고, 역사와 환경과 관광의 효용가치로서 천성산이 회자되겠지만, 나에게는 한평생 숯 굽는 일을 통해 논밭을 개간해가며 가업을 이뤘던 할아버지의 작업터이자 삶의 애환이 깃든 곳으로 천성산이 남아있다.

 옳은 기계가 없던 시절, 추운 겨울 산에서 싸늘한 술로 몸을 달궈 여문 참나무를 톱으로 베어 도끼질하고, 차곡차곡 재어가며 온몸으로 사투를 벌인 끝에 재가 되기 전 불문을 닫아 숯으로 탄생시켰던 그 때를 떠올려본다.

 참나무의 이름(眞)이 주는 나무의 존재가치와 할아버지의 진솔한 삶의 애환이 중첩되어 오롯이 전해져 오기에 내게는 현재 진행형의 공간이자 참나무로 가득한 할아버지의 품이다.

 비단, 내 할아버지 뿐 아니라 당시, 인근 공암마을의 옹기 굽는 가마와 와곡마을(현재 소토)의 기와 굽는 가마에 쓰일 땔감으로 대석마을 사람들에게는 공공재화(公共財貨)로서 보배였던 셈이다.

 이 나무들의 공동체(共同體)가 숲을 이루고, 산을 만들어 우리들에게 맑은 공기와 물과 몸을 내어주며 품고 있는 것이다. 그렇기에 천성산은 우리 인간만을 위한, 관광 등 효용가치의 공간(空間)만이 아니라 원래 주인인 나무들과의 공간(共間)인 것이다.

 산을 보기 전에, 숲을 보기 전에, 나무 한 그루라도 보며 애정을 쏟아보자. 의미를 더해보자. 참나무가 말을 걸어온다.

 "진짜 관심으로, 사랑으로 함께 하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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