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출신 장나리.(사진제공=양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

 저는 인도네시아 출신 결혼이민자 장나리입니다. 인도네시아에서 대학을 졸업한 후 LG 인도네시아대리점에 입사하였습니다.

 저는 성실하고 정직하게 근무하였습니다. 대리점 대표는 저의 성실하고 정직한 근무태도를 보시고 저를 회계학원에 보내어 기업회계까지 공부하도록 도와주었습니다.

 그리고 회사의 회계와 현금출납까지 맡기며 저를 신뢰해 주었습니다.

 홀로 타국에서 생활하던 대표는 저에게 남다른 호감을 가졌고, 결국 적극적인 대표의 구애에 나이차이가 많음에도 불구하고 국제결혼을 하게 되었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 신혼을 보내는 동안 남편과 가끔 싸우기도 하였지만 별로 어려움이 없이 지냈습니다. 우린 몇 년 후 한국으로 오게 되었습니다.

 한국에 오니 모든 것이 신기하기도 하였지만 낯설었습니다. 한국생활이 익숙하지 않은 저는 혼자 외출하기도 두려워했습니다.

 무더운 자카르타에서 살다가 한국에서 경험한 겨울날씨는 견디기 어려웠고 감기도 자주 걸렸습니다. 외출 시에는 두꺼운 옷으로 무장하고 다녔습니다.

 그러나 지금은 추위에도 어느 정도 익숙해져서 두꺼운 내복은 갖다 버린 지 오래되었습니다.

 한국에 들어와서 제일 힘든 것은 한국어 공부였습니다. 시부모님도 안 계시고 아이도 없으니 대화할 상대가 없어 한국말을 할 기회가 없었습니다.

 처음 한국에 왔을 때는 남편과 인도네시아어와 영어로 대화를 했으니 빨리 한국어가 늘지도 않았습니다. 물론 지금은 온전히 한국말로 남편과 대화를 하고 있지만 아직도 한국어가 서툴고 어렵게 느껴지는 것은 여전합니다.

 한국에 온지 얼마 안 되었을 때는 집으로 전화가 걸려오면 남편이 있으면 즉시 남편을 바꾸어주고 남편이 없으면 "한국말을 못해요"하면서 서둘러 통화를 끝냈습니다.

 또 언젠가는 전통시장의 뻥튀기 기계 앞에서 주인의 "뻥이요"하는 경고를 이해하지 못하고 서 있다가 "뻥"하는 소리에 혼비백산하여 소리를 지르며 내뺀 적이 있었습니다.

 옆에 있던 할머니가 "아이구! 깜짝이야" 하시기에 할머니도 뻥튀기 소리에 놀란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제가 지른 소리에 더 놀랐다고 한 것이었습니다.

 저는 한국어 실력을 키우기 위해서는 직장에 취업하여 한국인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은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그러나 회사생활은 만만치가 않았습니다. 한국에 대해서 좀 더 배워야겠다는 생각에 5년간의 회사생활을 접었고 대학교 한국어연수과정에 등록한 뒤 열심히 공부하여 자격증도 땄습니다. 

 저는 외국인들을 위한 통역자원봉사활동도 하고 한국사람들과 문화생활도 즐기며, 한국인의 삶 속으로 깊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드디어 저는 안정된 직장을 구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양산외국인노동자지원센터의 인도네시아 상담원으로서 일하고 있으며 남편과 알콩달콩 행복하게 잘 살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