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쉐마연기학원 김진혁 대표가 출연한 독립 단편영화 '물좀주소=목마르요' 장면들.(사진제공=뉴쉐마연기학원)

 경성대학교 연극영화학과 4학년 졸업반에 재학하던 그 시절인 지난 2004년.

 부산예술대학교 영화과에서 편입한 임태용 동문이 졸업작품으로 자신의 삼촌이 배를 타다가 순식간에 표류하며 무인도에 홀로 남게 되면서 겪었던 실화를 바탕으로, 단편영화 '물좀주소=목마르요'를 연출 및 제작키로 하고 저자를 주인공으로 선택했다.

 배우는 작품의 배역을 맡게 되면 제일 첫 번째는 작품의 내용과 감독이 표현하고자 하는 주제를 파악하려고 애를 쓰고, 두 번째는 주어진 배역의 인물의 성격을 구체적으로 분석하게 된다.

 그 인물이 되어 보려고 서서히 외면적인 모습과 내면적인 모습의 흉내를 내면서 촬영 때는 기필코 그 인물이 되려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게 된다.

 일단 외적인 동일시를 위해서 부산 대연동에서 고데파마를 제일로 잘하는 이발소에 가서 "삼촌, 영화 '친구' 준석이의 유오성 행님 머리 스타일로 빠글빠글하게 고데파마 해주이소!"라고 했다.

 이발사님은 뜨겁게 달궈진 고데 파마기로 짧은머리를 파마 해주셨는데, 하는내내 머리가 뜨거워서 혼이났다.

 문제는 사막에 표류한 주인공이 담배를 피는 장면이 많아서 어쩔수 없이 또 흡연을 하게 되었다. 모태신앙으로 교회를 다니고, 군대에서도 2번 정도만 펴 봤을 정도로 담배는 체질에 맞지 않아서 잘 하지 못했다.

 실제로 연출하는 임태용 감독의 삼촌은 애연가셨기에 리얼한 인물묘사를 위해서 촬영이 끝날 때 까지는 인생이 뭍어나는 담배피기 연기훈련을 계속 되었다.

 촬영의 주 무대는, 지금은 없어지고 풀씨가 퍼져서 잡초밭이 된 밀양 삼량진 쪽에 있던 '사적장(거대한 모래섬)'이었다.

 이 곳을 가상의 사막이라는 공간으로 설정해 촬영이 진행됐다.

 작품내용은 이렇다. 잘 나가던 자동차 딜러인 남자가, 엄청난 자동차 판매수익으로 기분이 좋아서 주머니에 현금을 두둑히 들고 밤새 기분좋게 술을 먹게 되었다.

 그러다 아침에 일어나보니 집이 아니고 사막 한가운데에서 침을 질질 흘리고, 모래에 파뭍혀 잠을 자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내 돈...", 하지만 주머니에 돈도 그대로 있고..."여기가 어딘가?", "나는 왜 여기에 있는가?", "아무리 거기 누구없소?"라고 외치고 불러봐도 소용이 없다.

 화장실도 급하고, 휴지도 없고, 담배도 한가치 밖에 없고...

 가지고 있던 지폐는 어쩔 수 없이 화장실 휴지로 전락하고 있던 때 마침 머리 위로 '슝~'하고 UFO로 보이는 비행물체가 지나간다.

 이 물체를 따라가 보니 외계인이 콜라를 들고 UFO에 연료로 넣고 있는 것이 아닌가...

 남자는 "목마르요...물좀주소...아니!, 콜라 좀 주소"라고 외치지만 외계인이 거부하자, 돌변한 남자는 갈증을 해소하기 위해 외계인도 죽이고 비행선도 불태우는 다소 독특하고 이해할 수 없는 상황과 내용의 단편작품이었다.

 저자는 이 영화의 스틸컷 중에 하나인, 모래사막에 엎드려서 자는 이미지 컷을 볼 때 마다 새로운 다짐을 하게 된다.

 지금처럼 세상에 힘들고 험난한 파도(코로나19)가 우리를 삼키려고 할 때 처음 배우가 되고자 했을 때의 절실함과 이 영화촬영에 임했을 때의 열정적인 모습을 생각하며 "다시 할 수 있다"라는 초심과 긍정의 에너지를 느끼며 새로운 각오를 가지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