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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 전이섭의 '나무단상(斷想) Ⅲ'전이섭 문화교육연구소田 소장, NPO법기도자 사무국장, 문화기획가, 목공예가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0.04.03 00:27
 전이섭 문화교육연구소田 소장.

 지난편의 글에서는 한 그루의 나무이야기로 소소한 일상의 소중함에서 나무들의 공동체인 숲과 산을 바라보기 위해 참나무를 통해 '진짜'와 '함께'를 이야기 했었다.

 이어 다음편에서는 예년에 비해 덜 추운 겨울을 지내며 자연계 순환의 '혼돈'을 이야기하고, 느티나무를 통한 나무와 나무 사이의 간격에서 사람살이의 '거리'와 '소신'을 이야기 해 보았다.

 이번 편에서는 나무의 이름에서 비롯된 '소리'와 나무의 물성이 주는 '소리'를 통해 사람살이의 '소통'을 이야기 해보고자 한다.

 '봄이 와도 봄 같지 않다'는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의 시절이다. 어수선한 세상사를 멀리한 채 시골 자연에서 칩거의 시간이 이어지고 있다.

 요지경 세상 속에도 의탁할 자연과 집이 있어 얼마나 소중한지 모른다. 겨우내 얼었던 몸을 일으켜 꽃을 피우고, 잎을 조금씩 밀어 올리는 나무를 보고 있으면 혼돈의 세상에 그래도 잘 살아가고 있음에 감사할 따름이다.

 여지없이 올해도 일찍 몇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일반인에게는 흔하게 인식되어 있지 않는 산딸나무(열매가 산딸기처럼 생겼다고), 꽝꽝나무(불에 태우면 잎 속의 공기가 팽창하여 터지면서 꽝꽝 소리 난다고), 튤립나무(가지 끝에 피는 꽃이 튤립을 닮아), 만리향(꽃 향기가 만리까지 퍼질만치 좋아), 불두화(탐스런 꽃이 부처의 머리처럼 희고 동그랗다 하여)를 심으며 공부도 해보고, 자라날 잎과 꽃과 열매를 상상하며 나만의 의미를 또 부여해본다.

 이렇듯, 나무의 이름은 형태(애기동백, 난쟁이버들 등), 상태(가시오가피, 털오리나무 등), 성질(백목련, 금송 등), 생육지(물참나무, 바위솔 등), 동물이나 사물에 비유한 것(개오동, 돌배나무), 사람과의 관계(사위질빵, 국수나무 등) 등으로 구분된다 한다.

 어릴 적, 할아버지께서 가르쳐주신 우스개 노래 한 자락이 뇌리를 스친다. "뽕나무가 뽕하고 방귀를 뀌니, 대나무가 대끼놈 야단을 치네, 참나무가 옆에서 하는 말 참아라" 지금 생각해보면 옛 사람들은 나무 하나에도 소리의 의미를 찾아 이름에서 연상되는 말로 일상의 곤함을 노래로 승화시키는 해학이 있지 않았나 싶다. 

 소리를 잘 내는 나무는 어떤 것이 있을까?, 오동나무, 대나무, 상수리나무, 은행나무, 박달나무..., 어떤 나무는 울림이 좋고, 어떤 나무는 악기의 뒷 판에 쓰이기 좋은데, 울림(소리)이 좋은 나무의 특징은 딱딱하거나 비어 있음을 알 수 있다.

 특히 오동나무와 대나무는 가볍고 속이 비어 있다. 마치 무엇을 담기 위해 처음부터 비어 있는 그릇처럼...,

 소통이 이 시대의 중요한 현안이 되었다. 유독 소통을 강조함은 불통이 많음에 대한 역설이겠다. 불통은 '듣기'보다 '말하기'가 우선이다. 너도 나도 전부 할 말이 많다.

 '듣기'는 지도자의 주요 덕목인데 자꾸 '말하기'를 하려 한다. 얼마 전, 선거를 앞둔 지역의 한 후보자께서 연락이 와서 좋은 정책을 이야기 해달라 하면서도 자꾸 자기 이야기를 한다.

 묻는 중에도 이미 자신이 해답을 제시하고 있다. "뭐일까?" 적어도 이 시기만큼은 자신을 비워 '듣기'를 해야 하지 않을까?.

 의사도 아닌 내게 청진기가 하나 있다. 8년 째 애지중지 키워가고 있는 딸아이의 나무 벽오동과 소통을 해보려 청진기를 대어 본다.

 '콸콸콸' 소리를 내며 잎을 피워 올리기 위해 대지의 물을 힘껏 빨라 올려 하늘의 햇살에 다가가려 한다. 이처럼 나무가 위대한 이유는 계절이 오고 감을 읽고 하늘과 땅의 기운을 진정으로 '듣기' 때문일 것이다.

 벽오동이 이야기를 해 온다. "잘 듣고 살아라"고...,   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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