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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336)] 'RUST(녹)'-<조나단 월드먼>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4.05.05 21:30
 조나단 월드먼 저자의 'RUST(녹)'.(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인류의 문명을 바라보는 프레임을 '녹(Rust)'이라는 창을 통해 살펴보려고 한다.

 현대문명은 철을 비롯한 금속에 상당히 의존하고 있음을 부정할 수 없다. 인류의 가장 오래되고도 막강한 적인, 소리없이 인류의 문명을 위협하는 붉은 재앙 '녹'인 'Rust'란 무엇이며 어떤 의미가 있는지 살펴본다.

 저자는 워싱턴 D.C에서 태어나 다트머스 대학교에서 환경과학을 공부하고, 보스턴 대학교에서 과학저널리즘으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이후 <아웃사이드>, <워싱턴 포스트>, <뉴욕타임스> 등에 과학, 문화, 정치를 주제로 많은 글을 썼다.

 이 책은 월스트리스 저널 'Best Books of 2015', 파이낸셜 타임스 'Best Science Book 2016', 로스앤젤레스 타임스 'Book Prize' 최종 후보에 오른 책이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 '도처에 널린 위험'

 녹(Rust)은 다리를 무너뜨리고, 핵발전소의 반응기를 잠식하고, 핵폐기물 용기에 구멍을 내는 등 부지불식간에 우리의 목숨을 위협하는 위험한 존재다.

 동서간 냉전이 극으로 치닫던 무렵, 창고에 쌓아둔 대다수 핵무기가 녹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었고, 군대에도 침투해 F-16 전투기와 헬리콥터가 공중에서 충돌하게 만들었고, 상업용 비행기가 비행도중 공중분해된 사고도 녹 때문에 일어났다.

 녹은 컨테이너선의 나사를 망가뜨리고 수 백건에 달하는 맨홀 폭발사건의 주범이기도 하다. 온갖 무기들, 자동차 머플러, 고속도로의 가드레일도 녹에게는 속수무책이다.

 콘크리트 내부에서도 녹은 암세포처럼 퍼져 나간다. 플로리다 연안의 해군연구소의 연구원들은 부식방지 페인트를 개발하고 있다. 다양한 녹 방지 페인트가 개발되었지만 녹은 여전히 해군 최대의 적으로 군림하고 있다.

 녹은 자동차에서도 배에 못지않게 사람들을 괴롭혀왔다. "한밤 중에 조용히 귀를 기울이면 포드자동차가 녹스는 소리가 들린다"라는 말이 있다.

 또 "자동차는 녹 때문에 1년에 약 3.5킬로그램씩 가벼워진다"라는 말도 있다.

 녹으로부터 자유로운 차는 거의 없었다. 포드의 간판 자동차인 익스플로러는 후드래치가 쉽게 녹이 슨다는 이유로 거의 100만 대를 리콜했고 타이어를 생산하는 파이어스톤사는 녹 때문에 100만개의 타이어를 리콜했다.

 미국 운수부는 미국대륙의 북동쪽 스물한개 주를 '소금벨트 주'라고 부른다. 2차 세계대전이 끝난 후 이 일대 고속도로에 소금(염화나트륨과 염화칼슘)을 열심히 뿌렸는데 살포량이 매 5년마다 두 배씩 증가했다.

 소금은 음식에 있어서 없어서는 안 될 양념이지만, 염소(Cl)는 산소 못지않게 반응성이 강한데다 쉽게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자동차에는 독약이나 다름없다.

 이후 흙과 습기가 닿는 부분을 최소화하고, 부품에 아연도금을 하고, 부식방지 페인트를 개발하고, 자동차 세척용 대형 증기 오븐을 발명하는 등 꾸준한 노력을 기울인 덕분에 2000년 무렵에는 자동차 부식을 어느 정도 막을 수 있게 되었다.

 <포춘>지가 선정한 500대 기업 중 녹의 공격에 자유로운 곳은 거의 없다.

 특히 컴퓨터 서버가 놓인 곳은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기업은 서버에 녹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곳곳에 제습기를 설치하고 오존, 수소, 불소, 황화수소, 염소, 이산화황, 암모니아 등을 걸러내는 필터를 사용하고 있다.

 대다수 금속은 녹에 약하다. 녹은 칼슘을 흰색으로, 구리를 녹색으로, 스칸듐을 핑크색으로, 스트론튬을 노란색으로, 테르븀을 적갈색으로, 탈륨을 푸른색으로, 토륨을 회색으로 만드는 등 눈에 띄는 흔적을 남긴다.

 화성표면이 붉은 색을 띤 것도, 그랜드캐니언과 벽돌, 멕시칸 타일 등이 지금과 같은 색을 띠는 것도 모두 녹 때문이다.

 녹은 토네이도나 산불, 눈보라, 홍수보다 느려서 계속 쳐다보지 않는 한 그 존재를 알 수 없고, 레이더에 잡히지도 않는다. 그러나 녹은 인간에게 그 어떤 자연재해보다 많은 손해를 입힌다.

 미국에서 한 해 동안 녹 때문에 발생한 손실액은 GDP의 약 3%인 4,370억 달러다.(스웨덴 GDP보다 많다)

 인구로 따지면 1인당 1,500달러가 녹 때문에 낭비되는 셈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녹을 그다지 심각한 재해로 여기지 않는다. <커로전(부식)>이라는 잡지의 편집장인 존 스컬리는 "녹은 모든 것을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는데도 사람들에게 전혀 인정받지 못한다"고 했다.

 녹을 방지하는 약물이나 페인트의 이름은 '러스트 파이터', '러스트 디스트로이어', '러스트 킬러', '러스트 밴디트' 등 매우 공격적이다.

 이런 이름들을 본다면 녹은 '방지의 대상'이 아니라 '싸움의 대상'인 것 같다.

 녹과의 싸움은 모험의 수준을 훨씬 넘어선 도전이다. 전쟁과 녹은 서로 복잡하게 얽힌 역사를 갖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수 많은 발명품이 탄생했다.

 자유의 여신상, 깡통(캔)의 내부, 파이프의 외부, 배의 선체, 그리고 포드자동차의 후드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하는 것은 전적으로 페인트 덕분이다.

 대다수 금속은 잠시만 내버려두면 곧바로 녹의 공격에 노출된다. '녹 없는 세상'은 진정 꿈에 불과한 것일까?.

 방법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금속을 아예 쓰지 않으면 된다. 믿기 어렵겠지만 대다수 금속은 방사능 물질처럼 '반감기'라는 것을 갖고 있다. 우리가 그 사실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뿐이다.

 물론 녹슬지 않는 금속이 드물긴 하지만 있다. '탄탈륨(Ta)', '니오븀(Nb)', '이리듐(Ir)', '오스뮴(Os)'은 녹이 슬지 않는다. 이들을 제외한 모든 금속은 산소와 반응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타고났다.

 헨리 페트로스키(Henry Petroski)의 저서 <인간과 공학이야기>에는 다음과 같이 적혀 있다.

 "우리는 공학적 구조물의 수명이 유한하다는 사실을 잊고 있다".

[마치며]

 오늘은 서두에 말했듯이, 우리 문명을 잠식하는 원인으로서 '녹'이라는 매개물을 통해 살펴보았다.

 이전에 빵의 지구사, 치즈의 역사, 곡물의 역사, 향신료의 역사, 커피의 역사, 차의 역사 등등 다양한 소재를 통해 문명의 역사를 보았다.

 하지만 오늘은 문명을 잠식하고 위협하는 존재로서의 녹을 이야기 하였다.

 근본적으로 지구상의 수 많은 금속 중 '탄탈륨(Ta)', '니오븀(Nb)','이리듐(Ir)', '오스뮴(Os)' 외에는 모두 녹이 슨다고 한다.

 인간이 숨쉬고 살아가는데 필수적인 것이 산소이지만, 이 산소는 거의 모든 금속을 녹슬게 한다.

 그랜드 캐니언의 그 붉은 색도 녹 때문이었다. 미국에서 한해 동안 녹으로 인해 손실을 받은 금액이 스웨덴 GDP보다 많다고 하니 상상을 넘어선다.

 교량을 무너뜨리고 전투기가 추락하게 만들며, 핵무기를 무용지물로 만들어 버린다.

 녹과의 전쟁에서 스테인레스 스틸이 발명되고 녹방지 페인트가 개발되는 등 나름의 성과는 있었지만 자연과의 싸움에서 인간이 이길 수는 없다.

 우리가 간과하기 쉬운 녹의 존재를 보면서 또 한 번 인간의 한계와 자연의 힘에 거대함을 느끼게 된다. 경주에서 연이어 발생했던 지진을 경험하면서 우리 온 국민들도 새로운 두려움을 안게 되었다.

 자연은 정복하고 투쟁해야 할 대상이 아니라 순응하고, 적응하고, 겸손하게 맞아야 할 대상 임이 분명하다.

 오늘 하루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한국예술종합학교 최고경영자 문화예술과정(CA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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