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뉴스파크 대표이사·발행인 남성봉

 오는 4월 치뤄지는 21대 총선은 여·야의 사활이 걸린 중요한 한판승부이다.

 잠잠한 시기를 거쳐 선거 때면 항상 돌출되는 단어가 있다. 그 단어는 '철새'이다.

 총선을 앞두고 있는 올해도 예외라 할 것 없이 이 단어가 출현했다.

 그다지 오래전도 아니지만 이전에 개를 빗대어 특정인의 잘못을 나무라는 비하적 발언들을 하던 때가 있었다.

 현재는 개의 입지가 사람보다 나아진 세상이 되었다. 개라는 표현을 쓰는 것도 듣기 드물다. 반려견이라는 이름에 동물병원에 미용실, 심지어 장례식장까지....

 한마디로 사람보다 대우가 나아진 세상이 된 것이다.

 개에 대한 사람들의 '사고'가 달라진 것은 복잡한 세상 속에 각자의 삶에 몰두하다 보니 남에 대한 배려가 없어진 점, 출산저하로 인한 인구감소, 가족간의 개별화, 대화단절 등도 포함돼 있다.

 그 외로운 자리들을 이 '개'인 '반려견'이 차지해 사랑받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그 철새를 돌아보면 선거 때 마다 철새라는 새를 정치인에 빗대어 비하하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이 정치판에는 철새라는 단어와 함께 텃새라는 단어도 있다.

 철새는 '알을 낳고 새끼를 기르는 번식지와 추운 겨울이면 옮겨다니는 철따라 사는 새', 이와 반대로 텃새는 '1년 내내 같은 장소에 살며 이동하지 않는 새'를 말한다.

 철새와 텃새는 아마도 '안주'의 차이일 수도 있다. 그 틀에서 벗어나기 싫거나 벗어날 자신, 또 다른 도전할 자신이 없는 새가 텃새, 반대로 모험과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 또 다른 경험에 도전하는 용기있는 새가 철새로 해석될 수도 있다.

 이를 정치에서는 타 지역에서 날아온 정치인이나, 이 당, 저 당을 기웃거리는 정치인에게 철새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하지만 정치에 있어 '철새'와 '텃새'의 단어는 경험과 능력, 상황의 차이일 뿐이라 생각한다. 정치는 '어디서 왔냐?'가 아닌 '어떤 인물인가', '능력이 얼마나 되나'가 더 중요할 것이다.

 그 무엇보다 정치를 하는 사람이라면 가장 중요한게 '신뢰'와 '약속'일 것이다.

 한두번의 정치적 도전에 실패한 이들의 공통적 발언이 '다시는 정치하지 않겠다'이다.

 이 같은 약속에도 정치적 시기가 되면 다시 출현해 자신과의 약속도 지키지 못하는 것은, 결론적으로 유권자들을 속인 행위로 밖에 볼 수 없다. 정직하지 않은 것이다.

 물론 사정에 따라 사안이 변할 수도 있지만 그 사정이나 사안이 자신의 개인적 사유에 따라 달라진다면 이는 모두가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우리가 생각할 때 절대 약속을 어길 사람이 아니라고 생각하지만 정치에서의 약속은 다르다.

 정치하는 사람들이 가진 가장 잘 알려진 대표적 거짓말 중 하나가 '다시는 정치하지 않겠다'이다. 그들에게는 호언장담까지 해놓고도 정치적 시기에는 실망을 시키지 않는 단어이기도 하다.

 어떻게 보면 절대적 단언의 경솔한 발언에 대한 문제도 있지만 거짓말과 스스로의 약속도 못지키는 의지가 약한 인물들에게 지역민이나 국민을 대신해 정치를 믿고 맡길 수는 없다는 판단도 해본다.

 더불어민주당 서형수 의원의 경우 고향인 양산 을 지역에서 정치적 활동을 해오다 본인의 약속대로 단 한번을 끝으로 정치를 접었다. 약속과 책임있는 말, 행동을 한 보기드문 정치인의 사례이다.

 다시 제자리로 돌아가보면 정치에서 철새를 논하는 것은 별 의미가 없을 것이다. 정치를 통해 지역과 국가를 위해 일을 함에 있어 꼭 그 출마지역의 지역민이 나와야 된다는 것은, '내가 아니면 안된다'는 식의 논리와 다를 바 없다.

 정치는 경험있고 잘하는 사람이 하면 된다. 이와 함께 정직하고 약속을 지키는 사람이라면 더욱 좋을 것이다.

 세상의 모든 것이 다 변했는데 정치만 변하지 않는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제는 그 틀을 벗어나야 하며 그 정치도 달라져야 한다.

 이번 제21대 총선은 그 변화되고 성숙된 정치의 모습을 볼 수 있게 유권자들의 소중하고 신중한 선택을 기대해본다.

 어쩌면 정치에서 비하받는 철새도 '사고'의 전환에 따라 사랑받고 존중받는 '새'가 될 수도 있지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