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뉴스파크 발행인 겸 대표이사 남성봉

 약 2,500년 전 중국 춘추전국시대의 초나라에 섭공이라는 제후가 있었는데 그에게는 큰 고민거리가 있었다. 

 자신의 백성들이 매일같이 국경을 넘어 다른 나라로 도망을 가니, 인구는 물론 세수가 줄어 걱정은 쌓여만 갔다. 외부에서 백성들이 들어와 인구를 늘여도 모자랄 판에 계속적인 감소는 그에게 고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던 어느날 섭공이 공자를 찾아가 이를 상담하게 됐다. 그러면서 그는 "이 도망가는 백성들을 막기 위해 천리장성을 쌓는 방법은 어떨까요?"라고 물었다.

 공자는 곰곰히 생각하더니 이내 붓을 들어 그에게 6글자를 써주고 아무말도 없이 그 자리를 떠났다. 

 그 때 공자가 섭공에게 써준 말이 '近者悅 遠者來(근자열 원자래)'이다. "가까이 있는 사람을 기쁘게 하면 멀리있는 사람이 찾아오게 된다"라는 말이다.

 우리도 흔히 하는 농담식의 말이 있다. "잡은 물고기에게 먹이를 주는 것은 바보 짓이다".

 과연 그럴까?, 자기 인근 인물이나 집안식구도 못챙기는 사람이 어떻게 남을 도울 수 있으며, 또 가까이 있는 자들에게 신뢰를 못 얻는 사람이 멀리있는 자로부터 신뢰를 쌓을 수 있단 말인가.

 정치를 예로 들어본다. 위와 같은 일들은 우리와 밀접하게 있는 이 정치에서 더욱 흔하게 접할 수 있기 때문이다.

 선거에 출마해 후보자가 되었을 때와 당선 후의 모습이 확연히 다르다는 것을 우리는 오랜기간 배워왔다. 아니,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고 하는 표현이 맞을 지도 모르겠다.

 "믿어주십시요. 잘 모시겠습니다", "저는 욕심이 없습니다. 오로지 저를 찍어준 분만 보고 가겠습니다", "당선만 되면 유권자들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이번 한번만 저를 믿고 도와주십시요".

 선거 때면 귀에 못이 박힐 정도로 듣는 이야기다. 하지만 당선 후 현실에서는 이 모든 말들이 그 때 당시 상대의 비위를 맞추는 달콤한 조건을 내세운 거짓말인 '감언이설(甘言利說)'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선출직들의 당선 후 모습은 "이제는 당선됐는데 뭐!"라는 인식이 강한 모양이다. 모든 선출직들이 그런 것은 아니겠지만 말이다.

 하지만 "변함없이 함께 하겠다"는 것은 약속이다. 약속을 지키지 않고 외면하는 행위에 대해 우리는 '배신'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이런 흔한 모습인 선출직들이 당선 후 자신들의 욕심에 빠져 주위를 돌보지 않는 배신행위에 우리는 조금씩 적응돼 이제는 "당연히 그럴줄 알았다"는 말이 나올 때도 있다.

 힘든 과정을 거쳐 선출직에 당선된 이들이 가지는 생각은 유권자에 대한 감사함이나 고마움 보다는 자기 자신에게 "고생했다. 00야!"라는 스스로의 격려 밖에 없어 보이는 것 같다.

 자기 이익을 위해 현재 차지한 그 권력을 이용해 무리한 개인욕심으로 배를 채우고, 인사와 이권개입 등을 수시로 하는 '탐관오리(貪官汚吏)'와 더 많은 권력욕심에 자신을 지지한 유권자들을 외면하고 다른 욕심으로 외부에만 눈도장을 찍어려는 정치배신자들이 우리 주위에는 탄생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이런 현상으로 피해를 입는 것은 그 지역의 유권자들일 것이다. 특히 권력의 힘을 이용해 자신의 배를 채우려는 행위자가 있다면 그 것에는 과감한 처벌의 댓가가 필요할 것이다.

 또 집안단속은 외면한 채 개인욕심을 위해 외부의 인지도 쌓기에 집중하는 정치적 행보의 인물도 다음에는 그 댓가를 기대해도 좋을 것이다.

 정치이야기는 여기서 그치겠다. 공자가 2500년전 섭공에게 전했던 이 '근자열 원자래(近者悅 遠者來)'는 이기주의가 만연하는 현 시대의 모든 현대인들에게 다시금 자신을 되돌아보게 하는 기회를 제공하는 말인 것 같다.

 우리 모두 지금이라도 멀리만 보지말고 자기주변 가까이에 있는 소중한 사람들을 먼저 되돌아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