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 상북 소재 모 아파트 인근에서 발견된 화상을 입고 숨진 어미 고양이의 흔적./ 양산뉴스파크

 양산에서 새끼가 있는 버려진 어미 고양이가 화상을 입어 숨지고 그 새끼마저 발로 차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 동물보호단체가 조사에 나섰다.

 양산의 상북면 소재 한 아파트에 거주하는 A씨(60)는 지난달 30일 아침 일찍 출근을 하다 아파트 뒤 녹지에서 시끄럽게 울고 있는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그 곳으로 발길을 향했다.

 그 자리에는 물에 데인 것으로 추정되는 어미 고양이가 가죽이 벗겨진 채 화상을 입고 숨져있고 눈도 뜨지 못하고 젖을 먹기 위해 울고 있는 어린 고양이 2마리가 있는 것을 발견했다.

 동물애호가인 A씨는 그 중 한마리가 실명된 채 다친 눈에 심각한 염증을 앓고 있는 것을 발견, 치료를 하고 우유까지 사와 굶주린 어린 고양이들에게 먹이고 회사를 가게 됐다.

부산 길고양이 보호연대시민단체 박혜경 대표와 회원들 및 양산 야생생물관리협회 이복식 감시대장이 고양이 학대에 대한 조사를 논의하고 있다./ 양산뉴스파크

 퇴근을 하다 어린 고양이가 있는 장소로 다시 간 A씨는 눈을 다친 고양이가 이미 숨져있는 것을 확인하고 나머지 한마리를 집에 데려와 기르게 됐다.

 이후 지난 3일 A씨는 어느 정도 안정을 찾아 걸음을 걸을 수 있게 된 어린 고양이를 집 밖으로 데려나와 아파트 주차장에 놀게 한 뒤 잠시 차에 들어가 물건을 정리하고 있었다.

 그 사이 아파트 경비원 B씨(80)가 고양이 울음소리를 듣고 찾아와 이 어린 고양이를 발로 차 숨지게 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갑자기 황당한 일을 겪은 A씨는 이 일을 동물애호가들에게 호소하며 동물학대에 대한 처벌지원을 요청하게 됐다.

 이에따라 부산 길고양이 보호연대시민단체 박혜경 대표와 회원들, 양산 야생생물관리협회 이복식 감시대장은 13일 현장을 방문, 숨진 어미 고양이가 있던 곳을 확인하는 등 어린 고양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아파트 CCTV도 확보해 경찰과 행정관서에 넘겼다.

 경찰과 행정관서는 조사를 거쳐 동물학대에 대해 조사를 펼칠 예정이다.

양산 야생생물관리협회 이복식 감시대장이 보호하고 있는 유기 고양이들.(사진제공=양산 야생생물관리협회)

 이 아파트에는 가끔 배고픈 유기 고양이들이 음식을 찾기 위해 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초 발견자 A씨는 "어린 새끼까지 있는 어미 고양이에게 끓는 물을 부어 숨지게 한 잔인한 범인도 반드시 잡아야 한다"며 "사람에게 버림받아 유기 고양이가 된 불쌍한 동물을 학대하는 행위는 영원히 사라져야 한다"고 분개했다.

 부산 길고양이 보호연대시민단체 박혜경 대표도 "이번 사건은 다시는 발생해서는 안되는 일로, 몰지각하고 잔인한 누군가에 의해 실질적으로 3마리 동물의 생명이 사라지게 됐다"며 "눈도 제대로 뜨지 못하는 어린 고양이를 잔인하게 발로 차 숨지게 한 생명경시의 범죄행위도 경각심을 위해 처벌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복식 양산 야생생물관리협회 감시대장은 "야생에서도 순찰을 돌다 보면 버려진 고양이들이 굶주림 및 질병 등으로 죽는 모습을 종종 목격하고 있다"며 "한해에 늙거나 병든 애완동물들을 버리는 숫자가 점점 증가하는 만큼 이들을 보호하기 위한 법 적인 조치가 필요한 실정이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