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경찰청이 적발한 함바식당 수주로비 개요도.(자료제공=부산지방경찰청)

 한국토지주택공사인 LH의 간부가 건설 공사장 함바집 운영권을 수주해주는 조건으로 금품을 수수해오다 적발됐다.

 이 과정에서 LH의 경남지역과 대구, 경기 등의 관련 공무원 7명이 무더기로 입건됐다.

 부산경찰청(청장 조현배) 지능범죄수사대(대장 박용문)는 13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충북본부 B부장(53)과 시공사인 모 건설 상무 C씨(51), 함바브로커 A씨 등 3명에 대해 뇌물수수 및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구속했다.

 또 관련 공무원과 시공사 관계자 등 29명도 같은 혐의로 입건했다.

 경찰에 적발된 LH 공무원들은 진주 본사 부장과 충북지역본부, 경기지역본부 부장, 대구경북본부 차장급 2명, 김해사업단, 경남주택사업단 등이다.

 경찰에 따르면 LH의 간부 B씨는 지난 2013년 5월부터 충북본부의 부장으로 근무하면서 브로커 A씨(54)가 LH공사에서 발주한 충남 천안 신도시의 공사현장 함바식당 운영권을 수주할 수 있도록 알선해 달라는 청탁을 받고 금품을 수수한 혐의이다.

 경찰수사 결과 브로커 A씨가 로비자금으로 건넨 돈은 총 15억4,000여 만원으로, LH 및 시공사 간부들이 수수한 금액은 개인적으로 적게는 500만원부터 많게는 1억800만원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브로커 A씨는 지난 2013년 6월부터 올해 2월까지 평소 친분이 있는 LH공사 간부 중 시공사 선정 등 영향력 있는 직원들과 11개 건설시공사 임·직원을 통해 LH공사 발주현장 20곳, 건설사 자체시공 현장 15곳 등 전국 총 35개소 현장의 함바 운영권을 수주할 수 있도록 해 달라는 부정청탁을 한 것으로 드러났다.

부산경찰청이 증거물로 확보한 함바비리 관련 자료들.(사진제공=부산지방경찰청)

 A씨는 이를 위해 총 370여 회에 걸쳐 15억4,000여 만원 상당의 금품과 골프, 유흥 등 향응을 제공한 것으로 드러났다.

 A씨가 함바식당 운영을 희망하는 사람들로부터 수수한 금액은 총 40여 억원 상당으로 이중 15억4,000만원 상당은 로비자금으로 사용하고 나머지 15억원 상당은 본인 차량구입비 등 생활자금 등으로 소비했다.

 나머지 10억원 상당은 시공사 발전기금이나 권리금 등으로 법인에 증여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속된 LH의 B부장은 A씨의 청탁을 받고 건설시공사 임·직원 및 현장 소장들에게 압력을 행사해 함바운영권 수주를 알선해 주는 대가로 지난 2013년부터 지난해 12월까지 54회에 걸쳐 현금, 골프접대 등 3,800만원 상당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건설사 간부 C씨도 지난 2015년 2월부터 지난해 12월까지 LH공사가 발주한 충북지역 공사현장의 함바식당 운영권을 A씨에게 제공해 주는 대가로 총 28회에 걸쳐 금품, 향응, 골프접대 등 총 1억8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의 계좌추적 결과 A씨는 건설사로부터 함바식당을 수주한 후 함바식당 운영자들로부터 적게는 4,000만원에서 많게는 3억2,000만원씩 총 15억원 이상의 부당이득을 받아 챙긴 것으로 확인됐다.

 일부 7개 시공사들의 경우 함바식당 운영권을 제공한 대가로 A씨로부터 회사발전기금 명목으로 3,000만원에서 9억원까지 도합 10억원 이상을 받아 회사 잡수익금 등으로 처리(정식 회계처리)한 것이 확인됐다.

 경찰은 현재까지도 건설현장식당 업체 선정과정과 운영권을 둘러싼 리베이트 수수관행이 잔존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되고 대다수 식당이 미신고 영업행태로 운영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이와함께 함바식당이 또 다른 탈세의 수단이 되거나 식품위생 안전의 사각지대로 남아있어 건설현장의 함바비리에 대해 지속적 단속을 전개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