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의 모 중학교에서 발생한 학생들 서명각서 내용문.(자료제공=독자)

 [양산뉴스파크=남성봉 기자]=양산의 한 중학교에서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소란스러웠다는 이유로 교사가 '규칙'을 정리한 내용문을 학생들에게 배포하고 직접 강제성 서명을 요구한 문제가 발생, 논란이 일고 있다. 

 문제가 되는 이 각서형 내용문에는 "합의와 규칙을 약속한다", "선생님에게 최고의 존경을 보여드리겠다", "서명을 통해 긍정 및 존경스런 학습환경을 위해 우리의 헌신을 인정한다" 등을 담아 학생들에게 서명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23일 양산의 한 중학교 3학년 한 교실의 영어회화 시간에 수업에 참여한 교사들이 학생들이 수업도중 소란스럽다는 이유로 지적을 했다.

 이 수업은 학교에서 주 1회씩 원어민 교사와 영어교사가 동시에 참여해 진행하는 회화수업이다.

 이날 학생들은 민방위훈련과 관련 책상아래로 숨는 대피훈련을 앞두고 소란스러웠던 것으로 알려졌으며 이에 대해 원어민 및 영어교사는 1주일 뒤 수업인 지난달 30일 학생들에게 서명을 요구하는 이 각서형 내용문을 들고 수업마감 후 제출을 요구하며 나눠준 것으로 전해졌다.

 내용문을 받은 학생들은 "이해할 수가 없다"며 반발, 교사가 요구하는 서명에 대해 일부학생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후 학생들 대부분이 서명을 한 이 내용문을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생들은 "수업당시 학생들이 소란스러워 잘못된 점이 있었던 건 인정하지만 이를 개선토록 지적하는 다른방법도 많은데 꼭 폭력배들의 충성맹세와 같은 기분이 드는 내용을 선생님이 직접 작성해와 서명을 요구하는 방식이 옳은지 친구들끼리 논란이 있었다"며 "다소 이해할 수 없는 내용은 그렇다치더라도 강제적 기분이 드는 서명이 아닌 차라리 반성문을 요구하는게 더 옳지 않았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내용을 접한 학부모 A씨는 "최근 교권침해의 문제로 심각성이 대두되는 가운데 학생들의 수업태도에 대한 지적은 이해할 수 있지만 반성문도 아닌 '각서형'의 내용문에 어린학생들에게 강제적 서명요구는 군사정권시대도 아니고 잘못된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해당 학교장은 "사실을 확인한 결과 원어민 교사가 내용문을 작성해 배포했으며 같이 수업을 하는 영어교사가 이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것으로 파악됐다"며 "추후에는 이런 일이 발생치 않도록 학교차원에서 해당교사들에게 경고 등 시정조치토록 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