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방신경정신과 임정화 교수.(사진제공=부산대학교한방병원)

 한 연예인이 방송에서 "이 바닥 사람들치고 제 정신인 사람들 없다"라고 한 말이 기억나는데, 예술가의 광기와 관련된 정신장애가 바로 양극성 장애일 것이다.

 실제 역사 속 많은 예술가들이 양극성 장애를 경험했다고 알려져 있는데 우리에게 트로이메라이라는 피아노곡으로 유명한 슈만의 작품 중 대부분이 그가 조증상태일 때 작곡된 것들이라고 한다.

 대중들에게 조울증으로 더 익숙한 이 정신장애는 극단적인 기분의 변화가 주기적으로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누구나 상실과 실패를 경험하면 슬프고 위축될 것이고, 어떤 일에 성공하거나 남에게서 칭찬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의욕이 상승할 것이다.

 그러나 양극성 장애환자들은 감정변화는 일반적인 경우를 벗어나 매우 극단적이다. 조증상태에서는 기분이 고양되어 있고 의기양양하며 행복감에 심취해 있지만 자신의 의사나 욕구가 좌절되거나 방해받는 경우 이를 참지 못하고 화를 내거나 난폭해질 수도 있다.

 자신을 과대평가하므로 객관적으로 상황을 판단할 수 없어 지나치게 일을 벌여 큰 손실을 초래하기도 한다.

 시간이 지나고 우울증 상태가 오면 조증과 반대로 자기 자신과 미래에 대해 부정적이고 비관적인 생각을 한다.

 무슨 일이든지 시작하기를 무척 힘들어하고 예전에 흥미를 가졌던 일이나 사회활동, 대인관계를 멀리하게 되며 심할 경우 기본적인 생활 활동조차 하기 어려워진다.

 한의학적 범주에서 조증은 전광(癲狂)에 우울증은 울증(鬱症)에 해당된다고 보고 있다.

 울증은 정신적 자극으로 인한 기(氣의) 울체(鬱滯)가 전광(癲狂)은 체내 병리물질인 담(痰)과 화(火)가 원인이라고 보고 치료한다.

 양극성 장애가 처음 발병 시 우울증부터 시작되면 주요우울장애와 감별이 어렵다.

 조증삽화가 확인되어야 진단이 가능하기 때문인데 어린나이에 우울증이 발생하거나, 식욕이나 수면이 증가하는 등의 전형적이지 않은 우울증 양상이 나타나는 경우 양극성 장애일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양극성 장애의 치료는 다각적으로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 약물치료는 증상의 감소를 위해, 심리사회적 치료는 환자의 기능회복과 삶의 질 증진을 위해 고려되어야한다.

 또한 모든 신체질환이나 정신장애가 그렇지만 양극성 장애의 경우 의사의 역할 못지않게 가족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므로, 환자 가족의 적극적인 관심과 협력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