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해헌의 독서파크
[해헌의 독서파크(270)] '삶이 그림을 만날 때'-<안경숙>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3.09.17 21:54
 안경숙 저자의 '삶이 그림을 만날 때'.(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은 '인생의 길목에서 만난 아름다운 명화이야기'라고 부제가 붙은 책을 한 번 보도록 한다.

 저자는 미술전공자는 아니지만, 불어불문학을 전공하고, 프랑스 기업 유코레일, 알스톰을 거쳐 주한 프랑스대사관에서 근무하였다고 한다.

 그림을 좋아해서 미술관에서 직접 명화들을 스케치하였고, 그림을 통해 아픔을 치유하고 용기를 얻고, 사랑을 발견할 수 있다고 믿는 수필작가이기도 하다.

 본문 중 3개 정도의 내용을 소개드린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밀레의 '만 종'.(자료제공=해헌 강일송)

# '만 종'-밀레(1814~1875)

 밀레의 <만종>은 어린시절 구멍가게는 물론 어디서나 볼 수 있던 그림이다.

 밀레는 테오도르 루소, 장 바티스트 카미유 코로, 도비니, 쥘 뒤프레, 콩스탕 드루아용 등과 더불어 바르비종파로 잘 알려진 화가인데 자연을 표현하는 양식에는 차이점이 있지만 모두 자연을 사랑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 중에서도 밀레는 그러한 자연과 더불어 사는 소박한 농부들과 그들의 노동, 일상생활을 그림으로 담아냈다. 반 고흐는 밀레를 다른 화가들이 본받아야 할 모범적인 화가로 간주했다.

 또한 '젊은 화가들이 모든 문제에서 의지하고 조언을 구할 수 있는 아버지 같은 존재'라고도 했다.

 그림을 보면, 해가 저물어 어스름해진 하늘 아래로 갈색평야가 펼쳐져 있다. 그 한가운데서 남녀가 기도를 하고 있다. 함께 밭을 일구며 생계를 꾸려가는 농촌부부인 듯하다.

 부인은 가슴에 두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남자는 모자를 두 손에 쥔 채 경건하게 기도를 올리고 있다.

 비록 작은 광주리에 담긴 감자 몇 개지만 "오늘도 무사히 일할 수 있게 해주시고 양식을 마련할 수 있게 해주셔서 감사합니다"라고 기도드리는 것일 것이다.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두 사람의 마음이 아름답다.

 우리가 가진 것은 헤아려보면 참 많다. 단지 깨닫지 못하거나 만족하지 못하는 것일 뿐이다. 영어속담에 "당신이 받은 축복을 세어보라(Count your blessings)"라는 말이 있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많은 것들은 잃어버리고 나서야 비로소 그 가치를 알게 된다.

 반 고흐의 '비 온 뒤의 오베르'.(자료제공=해헌 강일송)

# '비 온 뒤의 오베르'-반 고흐(1853~1890)

 "그 풍경이 나에게 말을 걸었고, 그 것을 빠른 속도로 받아 적었다"-반 고흐.

 도시생활이 갑갑하게 느껴질 때면 누군가 "자연으로 가라"며 등을 떠미는 것 같다. 마음은 굴뚝같아도 도시에 발이 묶인 제가 고안해낸 묘안이 있으니, 바로 베토벤의 교향곡 6번 <전원>을 방 안 가득 울리게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 곡은 놀랍게도 베토벤이 귀가 들리지 않던 시절에 작곡한 곡이었다. 소리없는 세계에 갇혀있던 그가 창조한 음들은 그 어느 곡들보다 오묘하고 신비롭다.

 산책하면서 마주한 짙은 녹음과 싱그러운 풀들, 고운 빛깔과 자태를 뽐내는 향기로운 꽃들, 맑고 영롱한 시냇물 등... 비록 귀는 들리지 않아도 눈앞에 펼쳐진 아름다운 풍경과 자연의 소리를 자신만의 것으로 재창조해 담았던 것이다.

 빈센트 반 고흐의 <비 온 뒤의 오베르>를 보고 있으면 <전원>의 마지막 악장 '폭풍우 뒤의 기쁨과 감사'가 들리는 듯하다.

 차분한 톤과 정갈한 색감, 평온한 분위기, 비를 흠뻑 맞은 신록과 들풀은 파아란 물을 잔뜩 머금었다가 비가 그치고 나면 물방울들을 또르르 굴러 떨어뜨릴 듯하다.

 "진정한 화가는 캔버스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라고 반 고흐는 말했다.

 광기어린 색채는 치열한 삶의 흔적이었고 집어삼킬 듯 이글거리는 붓의 터치는 예술에 대한 절대적 사랑이었다는 것을.

 전심전력으로 그림에 스스로를 내던지고 그림을 위해 생명을 건 반 고흐의 작품이 사랑받는 이유를 알 것 같다.

 리카르드 베리의 '북유럽의 여름저녁'.(자료제공=해헌 강일송)

# '북유럽의 여름저녁'-리카르드 베리

 '같은 곳을 바라보며'가 떠오르는 그림이다. 생택쥐페리는 사랑은 서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함께 같은 방향을 바라보는 것이라고 하였다.

 이 그림은 적당히 서로 거리를 둔 채 상대방의 존재를 인정하고 각자의 자유를 존중하면서 '따로 또 같이' 꿈을 가꾸고 나아가는 사랑을 보여준다.

 리카르드 베리는 주로 스웨덴의 경치나 초상화를 그렸다. 그의 아버지 역시 풍경화가였다고 한다. 스톡홀름의 미술 아카데미에서 수학한 뒤 파리로 건너가 공부를 계속하였다.

 심리학에도 관심이 많아서 자신의 작품에 반영하기도 하였다. '북유럽의 여름 저녁'에도 어쩌면, 자신만의 사랑 심리학이 드러나 있는 게 아닐까 생각한다.

[마치며]

 오늘은 그림 몇 점을 통해 우리 삶을 투영해 보는 시간을 가져 보았다. 저자는 말하기를 "그림에는 우리네 삶이 고스란히 담겨져 있다"라고 말한다.

 살면서 좋은 그림을 만나는 것은 좋은 사람을 만나는 것 만큼이나 행복한 경험이었다고 이야기한다.

 저도 이 책을 보기 전에는 '리카르드 베리'라는 화가를 몰랐지만 그의 그림 <북유럽의 여름저녁>이 인상이 깊었다.

 시작하는 연인인지, 아니면 현실에서 표현하기 힘든 연인인지 모르지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있는 그들의 떨어진 공간 만큼 수 많은 사연과 이야기가 그 사이에 숨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었다.

 밀레 그림에서 나왔던 것처럼, 작은 것에 감사하고 당연하다고 생각되는 것에서 조차 감사를 발견할 수 있는 마음이 늘 내마음에 자리잡고 있기를 기원한다.

 마지막으로 섬유육종 때문에 오른쪽 다리를 잘라야 했고, 초인적인 인내심을 발휘해 자기 사명을 다하다가 전이된 폐암으로 31세에 세상을 떠난 일본인 의사 '이무라 가즈키요'의 <당연한 일> 이라는 시를 끝으로 올린다.

 감사합니다.

# <당연한 일>-이무라 가즈키요

왜 모두 기뻐하지 않을까

당연하다는 사실들


아버지가 계시고 어머니가 계시다

손이 둘이고 다리가 둘

가고 싶은 곳을 자기 발로 가고

손을 뻗어 무엇이든 잡을 수 있다

 
소리가 들린다

목소리가 나온다

그보다 더한 행복이 어디 있을까

 
그러나 아무도 당연한 사실들을 기뻐하지 않아

"당연한 걸"하고 웃어버린다

 
세 끼를 먹는다

밤이 되면 편히 잠들 수 있고 그래서 아침이 오고

바람을 실컷 들이마실 수 있고

 
웃다가 울다가 고함치다가 뛰어다니다가

그렇게 할 수 있는 모두가 당연한 일

그렇게 멋진 걸 아무도 기뻐할 줄 모른다


고마움을 아는 이는 그 것을 잃어버린 사람들일 뿐

왜 그러지 당연한 걸.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양산뉴스파크  webmaster@ysnewspark.com
<저작권자 © 양산뉴스파크,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양산뉴스파크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신문사소개기사제보광고안내불편신고개인정보취급방침청소년보호정책이메일무단수집거부
경남 양산시 물금읍 백호2길 101, 유타운 204호  |  대표전화 : 070-8846-0048  |  등록번호 : 경남 아 02316
명칭 : 인터넷신문  |  등록연월일 : 2015년 6월 5일  |  발행연월일 : 2015년 6월 9일
광고 및 후원계좌 : 농협 302-0987-6172-01  |  예금주 : 남성봉(양산뉴스파크) | 청소년보호책임자 : 남성봉  |  발행·편집인·대표이사 : 남성봉
Copyright © 2023 양산뉴스파크. All rights reserved.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