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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헌의 독서파크(297)] '말들의 풍경'-<고종석>서울패미리병원 해헌(海軒) 강일송 병원장
양산뉴스파크 | 승인2023.12.21 17:45
 고종석 저자의 '말들의 풍경'.(사진제공=해헌 강일송)

 오늘의 이야기는 오랜 기자생활과 프리랜서 작가로 활동 중인 고종석의 '말들의 풍경(2007.개마고원)' 중 한 부분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진다. 그럼 바로 내용을 들여다 본다. <해헌(海軒) 주>

[시작하며]

 1988년 문교부가 고시한 '표준어 규정'에 따르면, 표준어는 "교양있는 사람들이 두루 쓰는 현대 서울말", 이었고, 1933년 조선어학회에서는 "대체로 현재 중류사회에서 쓰는 서울말"로 규정하였다고 한다.

 한 나라에서 표준어는 대체로 그 나라의 수도에서 사용하는 언어가 되는 것은 일반적인 현상이나, 한국의 서울 중심주의는 프랑스의 악명높은 파리 중심주의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다고 저자는 말한다.

 서울로 이주한 지방사람들이 서울말을 익히려고 안간힘을 쓰는 것은 그래서 자연스러우나, 한 사회에서 성차별이나 인종차별처럼, 언어차별이 존재하는 한 비주류 언어(방언)사용자는 주류 언어(방언)을 익혀야 한다는 강박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표준어가 다른 방언보다 위세가 있는 것은, 예를 들어 서울말이 지방언어 보다 더 아름답거나 명료해서는 아닐 것이고, 결국 언어 바깥사정, 구체적으로 이 언어를 쓰는 사람들의 힘 때문이라 한다.

 서울말 역시 한국어 방언의 일종이고, 서울말과 다른 방언사이의 위계를 정하는 것은 애초에 불가능하다.

 한국어 가운데 영남방언이 비교적 패기있게 서울말에 맞서고 있는 사정도 역시 그러한데, 영남방언의 내재적 특질도 한 이유가 되겠지만, 더 큰 이유는 영남방언을 쓰는 사람들의 사회적 힘에서 찾는 것이 옳다고 한다.

 사회의 권력층, 역대 서울시장의 다수가 영남방언 사용자였고, 강남의 고급아파트 단지에서 영남방언을 듣는 것은 예사라 한다.

 미국에서도 이러한 현상이 유효한데, 미국의 영어는 영국영어의 방언일 뿐이지만, 매사추세츠 보스턴 출신의 미국인이, 특히 '교양있는 미국인'이 영국으로 이주했다고 해서 런던말투에 동화할 것은 아니라고 힌다.

 자신이 MIT나 하버드 출신의 미국인이라는 것을 영국 토박이 앞에서 드러내는 것이 조금도 불리한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영국영어 내부에서도 RP(received pro-nunciation) 라고 불리는 영국 표준발음을 내는 사람들은 런던사람들 가운데서도 주로 고등교육을 받은 이들인데, 이들은 런던시내보다는 이름난 사립학교들이 흩어져 있는 런던교외에서 더 쉽게 발견된다고 한다.

 이에 비해 런던 일부구역의 토박이들이 쓰는 이른바 '코크니 영어(Cockney English)'는 '천한사투리'로 간주되는데, 이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주로 하층계급에 속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표준한국어가 '교양있는' 서울사람들의 언어이듯, 표준영어도 '교양있는' 런던사람의 언어인 것이다.

 프랑스도 마찬가지인데, 파리 16구의 오퇴유, 파시, 뇌유쉬르센 지역은 한국의 강남과 같이 프랑스에서 가장 부유한 지역인데, 이 곳의 첫 자를 따서 '나프(NAP)'라고 하고 나프에서 이루는 일종의 방언은 말을 과장하거나 비틀거나 에둘러 말하여 사용함으로 다른지역 '보통' 프랑스인과 구분짓는다고 한다.

 '교양'이라는 옷을 입고 표준어가 휘두르는 획일화의 폭력이 엄연히 어디에든 존재를 하고, 표준어가 한 언어에서 행사하는 '패권주의'는 그 언어의 표현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제약해 결국 앙상하고 밋밋한 '국어'만을 남길 것이라 저자는 말한다.

 영어가 지구적 수준에서 행하는 제국주의를, 표준어는 한 언어내부에서 실천을 하고 있는데, 다시 말하면 표준어주의는 '국민국가 내부의 제국주의'라고 한다.

 다른 많은 사회에서처럼 한국사회에서도 시간은 방언들 편이 아니라서 점차 '교양있는 서울사람들의 말'에 완전히 굴복해서 역사저편으로 사라지는 날이 다가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마치며]

 이번에 살펴본 내용은 언어가 나타낼 수 있는 '권위성', '차별성', '구별성' 등이었다. 표준어가 행하는 여타방언들에 대한 획일적인 위세는, 우리 한국사회에서도 절실히 느껴오던 바이다.

 '지방방언' 사용자는 '서울방언' 사용자 앞에서 주눅이 들고, 평상시 대화를 쉽게 이어가지 못하는 것이 다반사이다.

 저자가 들고 있는 예를 보면, 영국, 프랑스, 미국 등도 마찬가지여서 전 지구적인 원리가 내재되어 있다고 보면 될 것이고, 권력이나 기득권을 가진 집단이 보통의 집단과 구별지으려고 하는 욕구에서, 사는 지역이나 지위, 자동차 등 보이는 물건 뿐 아니라 언어의 사용이 굉장한 역할의 도구로 쓰인다는 것이 흥미로울 뿐이다.

 국가적인 차원에서, 한 언어의 다양성과 가능성을 각 지방방언들이 내포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라도 깨달아 지방방언들을 연구하고 보존하는 노력이 학계 뿐 아니라 전 분야에서 필요하리라 여겨진다.

 저 또한 지방방언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사람으로서 이번 내용은 상당히 공감이 많이 되는 내용이었고, 우리말에 대한 관심을 되새겨 보는 계기가 되었음을 감사하게 생각한다.

 다들 하루 하루 매일 힘찬 날들되시기 바랍니다.^^

<강사소개>

 해헌(海軒) 강일송

 현 양산 물금증산의 양산세무서 6층과 7층 서울패미리병원의 병원장, 소아청소년과 전문의, 한림대 의과대학 외래교수, 서울대학교 인문대학 최고지도자 과정(AFP) 수료, 연세대학교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과정 수료, 서울대학교병원 의료경영최고위 과정(AHP) 수료, 한국예술종합학교 최고경영자 문화예술과정(CAP) 수료.

 <공동저서> ▶우리아이 성조숙증 거뜬히 이겨내기, ▶우리아이 변비와 야뇨증 거뜬히 이겨내기, ▶초보 육아 거뜬히 이겨내기, ▶더바이블 육아 소아과 수업 3권 시리즈.

 <※해헌의 독서파크는 사전에 작성된 원고로, 현재 시기와 변화된 내용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이점 양해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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